BNK‧JB는 실적 ‘맑음’…DGB만 어닝쇼크 실현PF 리스크 하반기 지속되며 밸류업도 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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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상반기 3대 지방 금융지주들이 상반된 성적표를 거뒀다. JB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실적을, BNK금융지주도 실적 개선을 달성했다. 반면 실적이 급락한 DGB금융지주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50% 이상 줄어든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다. 실적 희비가 엇갈리면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발표도 엇갈릴 전망이다.

    ◇BNK‧JB, 실적 개선… DGB는 상반기 당기순이익 ‘반토막’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 3사의 올해 총 당기순이익은 1조12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61억원) 대비 7.6% 감소했다. 이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BNK금융은 경남은행의 호실적에 힘입어 올 상반기 49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수치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2428억원으로 19.4% 늘었다.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영향으로 충당금이 전년 동기 대비 36.9%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JB금융은 역대급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3701억원을 달성하며 반기 최대 성과를 냈다. 특히 2분기 순이익은 1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반면 DGB금융의 상반기 실적은 반토막나며 BNK, JB금융과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DGB금융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5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3098억원 대비 51.6%나 줄었다. 

    올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주력 계열사인 iM뱅크의 순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iM뱅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0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6.1% 감소했다. 여기에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하며 순익이 급감하면서 그룹 전체의 순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하반기에도 PF 리스크 지속 우려…엇갈린 주주환원 정책

    실적 개선은 곧 주주환원 정책으로 이어졌다. BNK금융과 JB금융은 호실적을 달성하며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BNK금융은 하반기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매입한 자사주 130억원을 이달 중 전량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중간 배당(주당 배당금 200원)도 실시한다. 내년부터는 분기배당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고 수정된 주주환원 목표도 발표한다. 권재중 BNK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목표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지주가 과거 제시하던 목표 CET1비율 13.5%를 향후 12.5% 수준으로 조정할 계획을 발표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총 주주환원율은 시중은행 수준으로 가파르게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JB금융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300억원 매입을 결의했다. 이 중 200억원 규모를 소각할 예정이다. 앞서 JB금융은 지난 1분기 지방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분기배당을 실시했다.  

    DGB금융은 하반기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계획을 8월 이후 발표하겠다며 잠시 미뤘다. 호실적 행진을 이어간 BNK금융, JB금융과는 다른 분위기다. PF 익스포저 축소 과정에서의 추가 손실 인식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DGB금융이 시중은행 전환에 따른 자산 확대로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CET1 관리에 대한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기준 DGB금융의 CET1비율은 11.21%로, 3사 중 유일하게 12% 미만을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 또한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자사주 매입 실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큰 폭의 감익에도 불구하고 주당배당금(DPS)을 전년 수준인 550원으로 유지하고 배당성향을 30%로 맞추는 선에서 주주환원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리스크는 일회성 요소가 아니다”라며 “하반기에도 지방금융지주에 대한 충당금 부담은 계속되고, 밸류업 계획 발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