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후폭풍 계속당초 알려진 CATL 아닌 中 파라시스 탑재화재위험으로 3만여대 리콜 전력배터리 제조사 숨기기 관행 도마에
  • ▲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CCTV 영상ⓒ연합뉴스
    ▲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CCTV 영상ⓒ연합뉴스
    인천 전기차 화재 후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벤츠코리아가 배터리 제조사 공개를 거부하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벤츠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의 만연한 '배터리 제조사 숨기기' 관행이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벤츠코리아는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EQE 전기차에 대한 세부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차종의 ▲모델명 ▲배터리 제조사 ▲리콜 대상 여부 등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차량 안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제작 연도에 따라서 다 다르다"며 "여러 배터리가 들어가지만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당초 알려진 CATL 대신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권효재 COR 페북그룹 대표는 SNS를 통해 "벤츠는 배터리팩을 자회사에서 직접 만들고, 배터리는 CATL과 파라시스 셀을 쓰는데 유럽에서 판매하는 전기차는 CATL 셀, 그 외 지역은 파라시스 셀을 썼다는 말도 있다"며 "메이커에서 차량 번호로 확인해야 결론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파라시스는 배터리 폼팩터가 파우치 셀인데, 파우치 셀은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과 스웰링 (배터리 과충전시 가스로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에 약하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외부기관을 통한 열폭주 지연성능 검증인데 파라시스 셀은 중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우려를 샀다.

    파라시스는 "새로운 기술로 고 에너지 집약과 높은 안정성을 동시에 잡았다"라고 선전하는데 권 대표는 이는 매우 위험한 주장이라고 했다.

    실제 파라시스는 전기차 3만1963대가 '특정 환경에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을 시행하기도 했다.

    EQE의 파리시스 배터리 탑재 소식이 알려지자 운전자들 사이에선 당장 불만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벤츠 본사의 전기차 개발 총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가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된다"고 밝힌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벤츠 EQE 차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줄 알았으면 EQE를 샀겠냐"며 "벤츠가 고객 상대로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통상적으로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발표할 때 배터리의 종류만 밝힐 뿐 제조사는 공개하지 않는다. 예컨대 NCM811, LFP 배터리를 탑재했다고만 밝힐 뿐 정확한 제조사는 얼버무리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네 식당도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기하는데 수천만원, 수억원에 달하는 전기차 안에 어느 배터리가 들어가는지 밝히지 않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차라리 배터리 제조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기차 가격에 차등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