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국민은행장 연말 '2+1' 임기 만료국민은행, 2분기 홍콩 ELS 충격 극복
  • ▲ 이재근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 이재근 KB국민은행장. ⓒKB국민은행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재근 행장은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등 관련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금융권 내 보기 드문 이공계 출신인 이 행장은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 지난해 17개에 달했던 국민은행 어플리케이션(앱)을 10개 내외로 줄였다. 복잡하게 얽혀 있던 앱을 간소화하며 보다 직관적이며,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홍콩 ELS 악재 극복…취임 2년 연속 순이익 증가

    국민은행은 한 분기 만에 홍콩 H지수 ELS 악재를 극복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민은행은 홍콩 ELS 판매규모가 가장 큰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1조11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270억원) 대비 20% 성장했다. 

    특히 2분기에는 충당부채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으로 전분기 대비 순이익을 186.6% 늘렸다. 국민은행의 1분기 홍콩 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는 8620억원 규모다. 2분기에는 홍콩 H지수가 반등하며 관련 충당부채 880억원을 환입할 수 있었다. 충당부채 상당액이 2분기 실적으로 환입되면서 위기대응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2분기 순이자마진은 은행권 가운데 가장 높은 1.85%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 대출이 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2.7% 증가했고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3.0% 늘었다.

    취임 이후 2년 연속 순이익이 증가한 것도 이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국민은행의 지난 2022년 순이익은 2조9960억원으로 이 행장의 취임 전인 2021년 2조5908억원 대비 16% 성장했다. 지난해에도 3조2615억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취임 1년 차 대비 9% 오르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 KB국민은행 손익요약. ⓒKB금융
    ▲ KB국민은행 손익요약. ⓒKB금융
    ◇앱 전면 개편…금융권 ’슈퍼앱’으로 자리매김

    이재근 행장은 임기 시작 당시부터 디지털 혁신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금융의 디지털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며 '고객 중심의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KB스타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하며, 통합화 작업을 순차적으로 실시했다. 이 작업을 통해 지난해 말 기준 17개에 달했던 국민은행 앱은 현재 10개 내외로 줄었다.

    KB스타뱅킹은 그룹 계열사의 70여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월간활성고객(MAU)은 1260만명을 기록하며 금융권 내 대표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근 은행장은 그룹개편으로 디지털과 비대면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해 '디지털사업그룹'을 신설했다. 이어 인공지능(AI)과 은행 비즈니스를 접목하기 위한 데이터AI본부를 'AI데이터혁신본부'로 재편하고 'AI비즈혁신부'도 새로 만들었다.

    이재근 은행장은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화가 심화될수록 금융의 미래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앞서나가기 위해 KB의 모든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 속에 촘촘히 스며들 수 있는 강력한 KB만의 금융 플랫폼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스타뱅킹 중심으로 통합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각 계열사들도 대표앱으로 통합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통제 ‘변수’…리딩뱅크 탈환은 남은 숙제 

    이재근 은행장은 현재 5대 은행장 중 유일하게 재임 3년차를 보내고 있다. 2022년 취임 이후 2년 임기를 마치고 추가 1년 임기를 수행 중이다.

    앞서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3연임하며 4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전례가 있어 이 행장의 3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이 행장은 1966년 출생으로 시중 주요 은행장 가운데 나이가 가장 젊어 세대교체 당위성도 낮은 편이다. 그는 취임 당시 56세의 가장 젊은 나이로 국민은행장에 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 실패와 내부통제 실패 사고로 이 행장의 3연임에 대한 전망이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에 이름을 올리며 이 행장은 재임 시기 리딩뱅크 타이틀을 얻지 못했다. 하나은행에 빼앗겼던 리딩뱅크 타이틀을 다시 차지하는 것은 이 행장에 남은 숙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배임 사고도 이 행장의 3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출신청인의 소득이 과다 산정되고, 한국은행의 정책자금을 받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사건도 발생하면서 국민은행의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임기 기간 동안의 경영실적과 내부통제 실천 여부 등이 은행장 연임에 중요한 요소로 거론되는 만큼 이재근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