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韓 경기 하방 위험 증가 우려→경기 하방 압력 증가 진단한은, 올해 GDP 성장률 1.9%→1.6~1.7% 하향 전망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심리 위축, 트럼프 정부 출범 불확실성 확대2월 국내 정국 불안 해소 관측… 기준금리 인하 유력 속 한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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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경제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가중되면서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우외환의 소용돌이에 직면한 상황에서 다음달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한국 경제를 기존 '경기 하방 위험 증가 우려'에서 '경기 하방 압력 증가'로 확대 진단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된 것을 부정적인 전망의 배경으로 꼽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2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5만 2000명 감소하면서 3년 10개월 만에 처음 뒷걸음질했다. 실업률은 3.8%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p) 상승했다.

    고환율 등 여파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은 전달(1.5%)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같은 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달(100.7)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며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올해 GDP 성장률이 기존 1.9%에서 1.6~1.7%까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을 약 0.2~0.3%p 낮춰 잡은 것.

    지난해 4분기 성장률도 당초 예상(0.5%)를 크게 밑도는 0.2% 혹은 이를 소폭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 역시 기존 전망치 2.2%를 하회하는 2.0~2.1%를 나타낼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 출범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진 형국이다.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충격파가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입각해 강달러 현상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보편적 관세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높여 한국의 시장금리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당국은 2월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고심 중이다. 한은은 고환율 부담으로 올 초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3.00%)으로 유지했다. 경제 타격이 지표로 나타나면서 내달 인하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금리 인하 사이클에 두 번이나 인하를 했고, 3개월 금리 전망을 통해서도 인하가 계속될 것을 얘기했다"면서 "인하 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되는 가운데 조정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월에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계엄 등 정치적 충격이 해소될 경우 경기 부양 차원에서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것. 내달 국내 정국 불안은 비교적 진정될 것으로 점쳐지고, 환율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20원 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정책과 국내 정치 진전에 따른 원·달러 환율 진정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2월을 포함해 상반기 두 차례 인하로 기준금리가 총 0.50%p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