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12일 전력 총수요 102GW … 사상 최대치당분간 더위 지속 … 고물가에 전기요금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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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전력 수요가 역대급으로 급증하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름철 가계의 공공요금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2∼3시 전력시장 안팎 수요를 합친 총수요는 역대 최대인 102.327GW(기가와트)로 기존 최대인 지난해 8월 7일(100.571GW)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추산됐다.총수요란 공식 집계되는 전력시장 내 수요에 태양광이 대부분인 한전 직접구매계약(PPA), 소규모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 전력시장 밖 수요까지 모두 합친 것을 뜻한다.
전력 총수요는 이달 둘째 주 내내 100GW 안팎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5일 오후 2∼3시에는 총수요가 99.609GW, 6일 오후 2∼3시에는 98.605GW, 7일 오후 2∼3시에는 100.203GW, 8일 오후 1∼2시에는 97.273GW, 9일에는 98.817GW로 100GW에 근접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정부 예상을 뛰어넘는 전력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20일 여름철 전력 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하면서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가 이달 5~9일 오후 5∼6시 사이에 올여름 최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년과는 달리 더위가 한풀 꺾이는 8월 셋째 주까지 무더위가 이어지며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는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장기간 이중 열 커튼을 형성하면서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 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며 기상청은 폭염특보를 발효 중이다. 이 더위는 최소 22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봤다. -
한국전력공사(한전)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으로 여름철 주택용 전력 사용량은 봄철보다 월평균 61%(152kWh) 증가하고 전기요금은 64%(2만9000원) 늘어난다고 봤다.
다만 사용량이 늘어날 경우 구간별 누진제가 적용된다. 누진제는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순차적으로 높은 단가가 적용되는 요금이다. 전기를 많이 써서 구간이 올라갈수록 단가가 비싸지고 요금은 더 많이 늘어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용·소상공인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3분기 이후 동결됐지만 폭증하는 냉방 수요에 따라 올 여름 고지서에 찍힐 전기요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고물가 기조에 전기요금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동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용도별 전기요금 체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주택·일반용 전기요금 체납액은 약 985억9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하던 2021년 말(636억3000만원)에 비해 54.9% 증가했다.
주택용 전기요금 체납액은 2021년 말 132억6000만원에서 지난해 말 225억5000만원으로 올해 5월에는 230억7000만원으로 늘었다.
한편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산업부는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 중이다. 전력 수요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 최대 104.2GW의 공급 능력을 확보해 뒀다.
지난 4월에 상업 운전을 시작한 신한울 2호기를 포함해 총 21기의 원전을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발전기 고장이나 예상치 못한 전력 수급 위기가 발생해 예비력이 부족해질 경우, 울산 GPS 복합, 통영 천연가스 등 새로 건설한 발전기도 시운전해 투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