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2Q 매출 10.5% 성장했지만 영업손 183억 ‘적자전환’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 매출 성장 불구 모두 이익 감소 추세여행객 늘었지만 씀씀이 줄어… 中 단체관광 회복도 지연
  •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뉴데일리DB
    ▲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뉴데일리DB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면세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여행객 증가에 따른 매출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그 양과 질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계 전반적인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는 중이다.

    주요 면세점은 2분기 적자를 기록했거나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어도 두자릿 수 영업이익의 감소를 기록했다.

    1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면세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매출 상승이 이어졌지만 그 이상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2분기 매출 82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5% 신장했지만 1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이런 실적은 어느 정도 예상된 측면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앞선 6월부터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는 비상경영에 착수한 바 있다. 최근에는 10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실적만 보면 다른 면세점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라면세점의 2분기 매출은 83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8%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도 2분기 매출이 4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6%가 줄었다. 같은 기간 현대면세점은 매출 2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고 영업손실 39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런 실적은 최근 여행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3404만8517명으로 전년 동기 보다 39.5% 증가한 바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96.6%가 회복된 수치다. 

    문제는 이들의 씀씀이가 이전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면세점 매출 성장률이 여행객 증가율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 반면 치열해진 경쟁으로 인한 판매와관리비의 급증이 면세업계 전반의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침체와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영향으로 면세업계 전반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면세업계에서 멤버십, 환율 보상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매출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근본적으로 면세업계의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인 단체여행객의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진의 또 다른 원인이다. 작년 8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기대감을 키웠지만 아직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 관광객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라며 “이들의 소비 형태도 과거처럼 면세점의 고가 물건을 구매하기 보다는 저렴한 상품 위주로 먹거리, 문화를 즐기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면세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여행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소비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상경영을 선언한 곳은 롯데면세점 뿐이지만 이 외에 다른 경쟁사도 판관비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