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8월 주담대 증가폭 역대 최대 전망 이복현 ‘은행 개입’ 시사에 대출한도 줄이는 은행권국민銀, 주담대 만기 50년→30년 대폭 축소 우리·신한銀 조건부 전세대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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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며 ‘이자 따먹기’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주택담보·신용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 조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의 ‘쉬운 금리인상’을 비판하고 강력한 개입을 시사하자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새로운 가계부채 축소 방안을 쏟아내는 모습이다.

    ◇은행권, 경쟁적으로 대출 만기·한도 축소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65조8957억원으로, 전월 말(559조7501억원) 대비 6조1456억원 늘었다.

    이달 주담대 증가폭이 지난달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만기와 한도를 제한한다. 5대 은행이 지난달부터 주담대 금리를 22차례 인상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KB국민은행은 대출 기간을 조정해 가계대출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오는 29일부터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 주담대 만기를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한다. 수도권 주담대 기간이 4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들면 연소득 5000만원 대출자의 한도(대출 금리 연 3.85% 가정)는 4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아울러 주담대 거치기간도 없애면서 대출자는 앞으로 거치 기간 없이 이자와 원금을 모두 상환하게 된다. 우리은행도 다음달 2일부터 다주택자와 갭투자를 겨냥한 대출 조이기에 나선다. 

    국민·우리·신한은행은 일제히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MCI·MCG 가입 제한으로 서울은 5500만원, 기타 지역은 2500만원까지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 ▲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 이복현 금감원장. ⓒ연합뉴스
    ◇이복현 원장의 강력한 구두 경고에 은행권 대출조이기 잰걸음 

    이 같은 은행권의 대출 만기·한도 축소 관리 방침은 이복현 원장이 은행들의 ‘쉬운 금리 인상’ 질책과 함께 개입 강화를 시사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이 원장은 지난 25일 “은행이 물량 관리나 적절한 미시 관리 대신 금액(대출 금리)을 인상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은행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은행에 대해 금리 상승으로 대응하기보단 포트폴리오로 관리할 것을 당부, 향후 은행 금리정책에 더 강하게 개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 은행권들의 추가 조치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연합회는 전날 이사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대출금리 등 가격 중심의 대응보다는 은행별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심사를 체계화하고 대출한도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으로만 가계부채를 축소하기 어려운 가운데 실수요자 중심으로 대출을 관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규 수요를 억제하고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각 은행들이 관련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