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9조1천억원…시장 예상치 하회8일 장 중 주가 6만원선 무너져…이달 들어 3번째올 들어 주가 22% 급락…"실적 악화 주가 반영"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주가 6만원선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1% 하락한 6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64% 내린 6만원으로 개장해 한때 1.80% 하락해 5만9900원을 찍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장 중 3번이나 주가 6만원 선이 붕괴됐다.

    지난달 8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더니 전날에도 개장 직후 한때 1.82% 내린 5만9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2일 장 중 5만9900원까지 밀린 지 2거래일 만이다.

    이날 주가가 흔들리는 건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4.49%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 12.84%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다. 증권가에서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3조 원대로 예상했지만 예상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면서 10조원대를 유지했다.

    시장에선 핵심 사업인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사업부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발 위기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자 삼성전자 반도체 수뇌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사과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실적 발표 후 임직원 및 투자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 송구하다"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저희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올해부터 지난 7일까지 종가 기준 주가가 22.29% 급락했고,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내 삼성전자 보통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18.61%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0월(18.05%) 이후 최저치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를 견인한 건 외국인 투자자다. 지난 8월부터 지난 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무려 11조138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올 들어 지난 7월까지의 삼성전자 순매수(10조7662억원) 규모 이상을 불과 2개월여 만에 던진 것이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달 3일부터 이달 7일까지 20거래일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세의 트리거는 지난달 중순 이른바 모건스탠리로부터 제기된 '반도체 겨울론'이다. 모건스탠리는 내년부터 디램(DRAM) 업황이 꺾이면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대폭 하향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의 맥을 잇는 맥쿼리의 먹구름 전망까지 겹쳤다. 최근 맥쿼리는 삼성전자를 '병약한 반도체 거인'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목표주가를 12만5000원보다 50% 하향한 6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성능 문제로 엔비디아의 퀄(품질)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IBK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키움증권, 상상인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은 9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SK증권은 8만6000원, BNK투자증권은 8만1000원까지 하향했다.

    다만 이미 실적 악화가 주가 수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주가가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데다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한 만큼 중장기 관점에서는 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역사적 주가순자산비율(P/B) 하단 부근"이라며 "악재는 대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하고, 중장기 관점의 매수 접근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