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공장 합의 결렬… 두달째 파업 전삼노와 3년치 교섭도 난제반도체 부진속 '위기론' 더 고조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장기화하는 국내외 노조 리스크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 인도법인 가전공장의 파업은 2달째에 접어들었으며 국내에서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의 3년치 임금협상을 앞두고 있다. 반도체 사업발 위기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짙어지는 분위기다. 

    15일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도 첸나이 인근의 삼성전자 인도법인 가전 공장의 파업은 2개월째에 접어들었다. 해당 공장 직원 1000여명은 지난달 9일부터 출근하지 않은 채 공장 인근 천막에 머물며 노조 인정과 임금 인상, 노동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임금 인상안으로 내년 3월까지 매달 5000루피(약 60달러)의 인센티브 제공, 에어컨이 설치된 통근버스 추가, 구내식당 메뉴 다양화, 출산 시 24달러 상당의 상품권 제공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시위를 지지하는 노동 단체인 인도노동조합센터(CITU)는 삼성전자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를 거부했다. CITU 타밀나두 주 지부장인 사운다라라잔은 “우리는 계속해서 파업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시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국내에서는 전삼노와의 임금교섭을 앞두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 10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오는 17일 삼성전자 내 5개 노조 대표와 사측 교섭위원 간 상견례를 진행하고 교섭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본교섭은 2주간 3회 실시되며, 격주 월요일 임금협상을 진행하고 매주 수요일 단체협약을 논의한다. 실무교섭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7월 집중교섭에 나선 지 약 3개월 만에 교섭 재개다. 앞서 전삼노는 사측과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을 진행해 왔으나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8일에는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교섭 지위가 유지되는 1년간 타결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전삼노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지난 3일 대표교섭권을 재확보했다. 

    이번 본교섭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임단협에 더해 오는 2025년 임단협까지 총 3년 치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노사갈등이 무기한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불법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을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 또한 인도생산 공장 파업을 주도한 근로자들을 고소했으며, 전삼노 집행부 3인도 고소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도 첸나이 공장은 시위 강도를 높이겠다 예고했으며, 전삼노도 지난 교섭 당시보다 요구조건을 후퇴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만한 교섭 타결에 실패할 경우 또다시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노사간 강대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로 인한 삼성 전자의 경쟁력 약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지연되고 파운드리 경쟁력이 약화하면서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이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경쟁력 회복에 주력해야 할 시기인데 무리한 요구로 노조가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사업 위기론을 돌파하기 위한 노사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