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치 정상이어도 '바이러스 수치' 입각해 조기치료혈액 1mL당 1백만 단위 수준일 때 간암 발생률 높아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교수팀, 예측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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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B형간염 치료기준을 바꾸면 간암 발생률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향후 15년간 4만명의 환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구체적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지금은 간 수치가 높고 간경화로 진행된 경우에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가능한데, 이보다 먼저 혈액 내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기반해 치료를 시작하면 간암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팀은 간 수치가 정상이고 간경화가 없는 국내 B형간염 환자에게서 혈중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중간 수준(혈액 1mL당 1백만 단위·6 log10 IU/mL)일 때 간암 위험이 가장 높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 홍콩 등 다국적 B형간염 환자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앞서 연구진은 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혈액 1mL당 1백만 단위 근처일 때 간암 발생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 보고했다. 해당 환자들은 장기간의 간염 치료에도 간암 발생 위험도가 절반 정도 낮아질 뿐 여전히 가장 높은 위험도를 유지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간암 발생 위험은 점진적으로 감소해 간염 바이러스 수치와 간암 발생 위험이 비선형적인 포물선 관계를 그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간암 위험도를 낮게 유지하려면 복잡한 B형간염 치료 개시 기준을 혈중 바이러스 수치만을 기준으로 단순화하고 조기치료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연구팀은 "간염 바이러스 수치를 기준으로 B형간염 치료를 시작한다면 국내에서 향후 15년간 4만 명의 간암 환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행 B형감염과 간암은 환자의 항바이러스제 건강보험 적용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시사점을 도출했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간염의 치료기준이 엄격해 간염 환자의 20%만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로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받아 간암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급여기준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간암은 국내 중년 암 사망률 1위로 매년 1만 2천여 명의 환자를 발생시켜 가정과 사회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내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내과의사협회 공식 저널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9.6)’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