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조 재택근무제 부활 VS 사측 코어타임제 도입 갈등 격화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 등 재택근무 축소·폐지 움직임코로나 펜데믹,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재택근무 종결 분위기총수 부재 카카오 초유 위기 상황 직면… 조직 쇄신 절실
  •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 카카오 판교 아지트 ⓒ카카오
    카카오가 근무제 개편을 둘러싼 내홍을 겪고 있다. 노조는 재택근무제 부활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코어타임제 도입을 주장하며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잇따라 재택근무제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총수 부재에 따른 초유의 비상경영에 직면한 카카오로서는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사측과 노조 '크루유니언'은 근무제 개편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업무 유연성 차원에서 재택근무제 부활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코어타임제(집중 업무 시간제) 도입을 제시한 상태다. 앞서 카카오는 코로나19 기간에 재택근무제를 시행했지만, 올 초부터는 전면 출근제로 개편한 상태다. 사측이 주장하는 코어타임제의 경우 2022년 도입됐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1년 만에 '카카오 온(ON)'으로 대체된 바 있다.

    카카오 온은 사무실 출근을 기본 원칙으로 하지만, 부서별로 1~2일 정도는 재택근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했다. 이후 카카오가 각종 사법리스크에 휩싸이면서 전면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했다. 정신아 대표는 회사의 전 직원을 상대로 '오피스 퍼스트 근무제'를 강조하며 쇄신을 약속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경영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구글, 애플, 메타 등은 지난해부터 주 3일 근무 도입 등 전면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주 5일 사무실 출근 의무화를 공식화하며 재택근무를 폐지했다. 최근 블라인드 설문조사에서는 아마존 직원 73%가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카카오 노조 역시 업무 유연성 차원에서 재택근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잦은 수장 교체에 따른 근무제 변경으로 직원들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있다. 노조는 해당 안건에 대해 사측과의 합의를 찾지 못해 교섭이 결렬, 조합원 찬반투표 등 절차를 통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실상 재택근무 시대가 끝났다는 해석이 높다. 카카오를 비롯해 게임사들을 포함한 국내 IT 업계 대부분이 재택근무를 축소하거나 종료한 상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 50대 기업 가운데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기업은 41.9%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는 회사 총수인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유례없는 초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김 위원장의 빈자리에 대한 후폭풍이 쉽사리 가시질 않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확산했던 재택근무는 사실상 종결 시대를 맞이하는 분위기"라며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예전 같은 100% 재택근무를 부활하는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6월 21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 역시 기업공개(IPO) 보상과 관련해 노사 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네이버 노조 '공동성명'과 사측은 6개월 간 네이버웹툰 상장에 따른 보상안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후 노조는 사측에 결렬을 선언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