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현 이피디바이오 대표가 제넥신 R&D 총괄이피디바이오, '바이오프로탁' TPD 기술 보유항암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 착수25년 동안 의약품 1종 출시 불과 … 신약개발 방향 변화 예상도
  • 제넥신이 창립 후 25년 동안 의약품 1개만 출시했을 정도로 신약개발 성과가 지지부진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M&A(인수합병)를 단행했다.

    상업적 성과가 불투명한 신약 후보물질 개발을 중단하면서 비용 집행을 효율화하면서도 글로벌에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TPD(표적단백질 분해) 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은 최근 이피디바이오와 합병절차를 완료했다.

    이피디바이오의 최재현 대표가 제넥신의 R&D 총괄 부사장을 맡았으며 향후 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홍성준 제넥신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써 제넥신을 이끌 예정이다.

    최 대표가 제넥신의 신약개발을 총괄하기로 한 만큼 그동안 DNA 플랫폼과 약물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 'hyFc'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 및 희귀질환 치료제 등을 개발해 오던 제넥신의 신약개발 방향도 변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 홍성준 대표가 한국공인회계사, 미국공인회계사, 미국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한 재무 및 법무 전문가인 만큼 R&D 역량이 중요한 제넥신으로서는 최 대표를 향한 의존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피디바이오는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표적 단백질분해 플랫폼 기술 중 바이오프로탁(bioPROTAC)을 보유하고 있다.

    이피디바이오의 바이오프로탁은 기존 활용되는 프로탁(PROTAC)과 달리 그동안 신약개발이 어려웠던 타깃(undruggable targets)에까지 적용할 수 있어 약물 개발이 보다 용이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폐 편평세포암에서 많이 발현되는 단백질 SOX2를 타깃하는 'GX-BP1'과 과발현되면 암, 자가면역질환, 아토피 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단백질 STAT3을 저해하는 'GX-BP2'이 바이오프로탁 기술이 적용된 제넥신의 파이프라인이다.

    홍성준 대표는 이피디바이오와 합병 이후 "바이오프로탁을 활용한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개발 및 파이프라인 강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차세대 혁신신약 개발이라는 미션을 실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TPD는 유전자가위나 ADC(항체-약물접합체처럼)처럼 질병의 원인인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표적해 원천 분해하는 기술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질병 자체의 발현을 애초에 방지하는 차세대 모달리티(치료기법)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TPD 전문 바이오벤처 SK라이프사이언스랩스(옛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를 인수했으며 유한양행은 유빅스테라퓨틱스로부터 TPD 기술이 적용된 전립선암 치료제 후보물질 'UBX-103'의 글로벌 개발 권리를 계약금 50억원을 포함한 최대 1500억원에 도입하기도 했다.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오름테라퓨틱스는 지난 7월 미국 바이오텍 버텍스 파마슈티컬에 TPD 기술이 탑재된 DAC(항체-분해 약물 접합체) 기술을 이전했다. 계약금 1500만달러를 수령했으며 최대 3개 표적에 대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데 표적당 3억1000만달러씩이어서 계약규모는 총 9억3000만달러에 이른다.

    제넥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도전했지만 아직 성과는 미비하다.

    창립 25년 동안 상용화에 성공한 의약품도 인도네시아 파트너사 KG바이오를 통해 지속형 빈혈치료제 '에페사'를 인도네시아에서 출시한 정도다.

    최근 hyFc를 탑재한 GLP-1 계열의 비만 및 당뇨치료제 후보물질 GX-G6이 임상 3상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지만 계약금 700만달러에 중국 바이오텍 아이맵을 거쳐 CSPC 제약그룹에 중국내 판권이 넘어가 있다. 

    GX-G6이 향후 상용화돼 1억달러 이상의 순매출을 올리면 1000만달러, 1억5000만달러가 넘는 순매출을 기록했을 때 1500만달러를 제넥신이 마일스톤 명목으로 받고 일정 부분의 로열티를 수령한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지만 GX-G6을 제넥신의 성장동력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한편,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백신 후보물질 'GX-188E'의 조건부 품목허가 신청 철회 및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철회했으며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GX-G8'의 임상 1상 시험을 중단하는 등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파이프라인을 정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