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주요 손보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 87%… 롯데손보 93.3%'상생금융'으로 3년 연속 보험료 인하… 손보사 운영부담 증가2020년 손해율 90% 돌파 후 4%內 보험료 인상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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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인하됐던 자동차 보험료가 내년에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상이변과 차량 부품비 상승으로 손해율이 자동차보험의 통상적인 손익분기점(80%)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29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주요 7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81.6%) 대비 6.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올해 1~9월까지의 누적 평균 손해율도 81.5%를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웃돌았다.보험사별로는 롯데손해보험이 93.3%로 가장 높은 손해율을 보였고 △DB손해보험(87.5%) △삼성화재(86.5%) △현대해상(86.3%) △KB손해보험(86.0%) 등 주요 손보사 모두 80%대 중반에 머물렀다. 최근 5년간 9월 손해율 중 최고치로 손보사 대부분이 적자 구간에 접어든 상황이다.◇ 기후 리스크·차량 부품비 상승… 손해율 '악화' 가속화 시동기후 리스크와 부품비 인상이 손해율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9월 기록적인 폭염과 남부지방 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차량 사고가 급증했으며 다가올 겨울철 한파로 손해율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차량 부품비 인상도 손해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6~2023년 대물배상과 자기차량손해의 사고당 손해액 연평균 상승률은 각각 5.4%, 4.7%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연평균 물가상승률(2.3%)을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수입차 비중 확대와 국산차의 고급화 역시 부품비 인상을 부채질했다. 수입차 비중은 지난 2016년 7.5%에서 올해 7월 기준 13.3%로 큰 폭으로 확대됐으며 수입차의 차량 수리비 지급 보험금은 국산차의 2.6배, 부품비는 3.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친환경차의 확산도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장착된 배터리 등 고가 부품의 비용이 커지며 손해액이 급증한 것이다.자동차 정비수가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생활물가에 속하는 차량 정비수가와 보험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손보사들은 더 이상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한 손보사 관계자는 "사고 차량의 수리비와 부품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속된 보험료 인하로 인해 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3년 연속 보험료 인하… 손보사 "버틸 만큼 버텼다"지난 11일 국토교통부와 대형 손보사 4사(삼성·현대·DB·KB)는 '경상 환자 보험금 누수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손보사들은 '자동차 사고 피해자의 기존 병력 공유'와 '충돌 속도에 따른 보상기준'을 건의했다. 국토부는 해당 내용들에 대한 검토해 보겠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손보사들은 정부의 상생 금융 기조에 맞춰 2022년부터 3년 연속 보험료를 인하해 왔다.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5% 인하했다. 올해 대형 보험사의 경우 보험료(개인용 기준)는 평균 2.6%, 중소형사·비대면사는 1.3% 인하됐다.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10조5141억원에 그쳤다. 과거 2020년 손해율이 90%에 도달했을 당시 손보사들은 4%대 보험료 인상을 단행했었다. 손보업계에선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그 사이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할 경우 더 높은 수준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최근 손보사들은 줄지어 손해율 관리를 위한 '안전 운전자' 대상 할인 특약을 강화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손해율 급증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겨울철 기상 악화로 사고가 늘어나면 손해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보험료 인상은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