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률적 기준서 벗어나 '특수부위' 포함이 쟁점당장 급여기준 반영은 어려워 … 임상현장서 근거 쌓아야대한건선학회, 건선 중증도 지수(PASI) 외 판단기준 제시
  • ▲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 정보이사). ⓒ대한건선학회
    ▲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 정보이사). ⓒ대한건선학회
    건선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특수부위(두피, 손톱, 겨드랑이 등)를 포함한 중증 환자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과 달리 엄격한 건강보험 급여기준 등으로 인해  한계에 부닥친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내 전문가들이 모여 국내 건선 환자 치료를 위한 새로운 건선 중증도 및 치료 목표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제 첫발을 뗀 상황으로 갈 길이 멀지만 체계적 진료를 수행하기 위한 기준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29일 방철환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 정보이사)는 "국내에서는 중등증, 중증 건선을 판단하기 위해 일률적 점수, 치료에 대한 고려가 없는 기준이 적용됐다"며 "특수부위에 발생하는 건선을 별도로 떼어 새롭게 진단을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현재 건선 중등증, 중증 판정은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10점 이상, 그리고 BSA(Body Surface Area) 10% 이상일 경우에 해당된다. 부가 조건으로 PGA(Physician Global Assessment) 중등증 이상, 삶의 질 평가 10점 이상을 부합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에 근거를 두고 건선 신약이나 생물학적제제 등을 급여권 내에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특수부위 등은 범위가 작아도 치료가 어려운 영역이어서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유럽 등 국가에서의 건선 중증도 판정 기준은 ▲중증도 점수의 개수를 감소하거나 조건을 완화 ▲특수부위 건선 포함 ▲치료 실패 경험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이러한 글로벌 기준의 변화에 따라 국내 건선 중증도 기준안을 ▲PASI 10점 이상 혹은 ▲PASI 점수가 5점이상 10점 이하이면서 특수부위에 건선이 있는 경우로 새롭게 합의했다. 

    방 교수는 "전문가들이 건선 치료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근거를 만들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아직 갈 길이 멀어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이 제시한 합의안은 더 많은 환자가 생물학적제제 등 새로운 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데 있다. 하지만 중증 환자가 더 많아질수록 건강보험 재정 등 투입돼야 할 비용도 많아져 고려해야 할 사안도 많다. 

    정기헌 경희대병원 피부과 교수(건선학회 보험이사)는 "합의안이 나온 것은 긍정적 의미가 있다. 당장 적용하기 어려운 지점이어도 방향성이 설정됐다는 의미로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더 효율적 치료제를 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첫발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