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대 박철주 교수, 장학기금 1억원 기탁 … "기부는 보은, 어려울 때 장학금이 든든한 버팀목 돼"

삼육대학교는 경영학과 박철주 교수가 학생들 꿈을 지원하기 위해 '필립 프런티어 장학기금'을 조성하고 학과에 1억 원을 맡겼다고 22일 밝혔다.

장학금 이름 '필립'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겼다. 박 교수는 "필립을 '반드시 필(必)', '설 립(立)'으로 고쳐 쓰는 걸 좋아한다"며 "청년의 꿈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현실에서 큰 꿈을 세우고, 그 꿈을 반드시 이뤄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장학기금은 경영학과에 기탁됐지만, 수혜 대상은 모든 학과 재학생이다. 선발 기준은 학업 성적이 아닌 '꿈과 비전의 크기'다. 박 교수가 말하는 꿈의 크기란 '예수님의 선한 모본을 따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원대한 비전을 세우고, 이를 창조적·자주적·역동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박 교수는 모교인 삼육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2년간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외부장학금을 받은 적 있다. 박 교수는 "당시 저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사건 중 하나였다"며 "장학금 덕분에 경제적으로 조금 넉넉해졌고, 아르바이트 대신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조기졸업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졸업 후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박사과정을 밟을 때 받은 장학금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집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그는 '일본 문부성 장학금' '아츠미 장학금' '노무라증권 장학금' 등을 지원받아 유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아츠미 장학금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박 교수의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다. 그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논문을 작성해야 하는데, 보통 장학금은 재학생에게 주어지니까 장학금이 끊기게 돼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때마침 아츠미 장학재단이 설립됐고, 첫해에 10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모집했다. 자격요건이 '정규 박사과정을 마치고, 박사학위 청구논문을 작성하려는 자'였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30년이 지난 지금도 장학재단 임원들이 2년마다 한국을 찾아 당시 장학생들과 지속해서 교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정으로 박 교수에게 기부란 한마디로 '보은'이다. 그는 "1981년 대학 입시 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대학 공부를 할 수는 있을까 낙심했지만, 캄캄한 밤하늘에 비치는 별처럼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제는 넘치게 받은 은혜를 돌려드리는 게 보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장학금을 받을 후배들에게 "대학은 험한 바다를 항해할 배를 만드는 조선소와 같다"며 "4년 동안 자신만의 멋진 배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