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첨단소재, 네 번째 상한가 기록…관련주 동반 급등세키움 ‘KOSEF 미국 양자컴퓨팅’ ETF, 상장 5분 만에 완판“양자컴퓨팅, AI 혁신 이끌 것…높은 변동성에는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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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자컴퓨팅이 인공지능(AI) 뒤를 잇는 차세대 신기술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첨단소재는 오전 9시 40분 기준 상한가(29.91%)인 72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달 18, 19, 27일, 이달 2일에 이어 이날까지 다섯 번째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최근 한 달 동안 353.46% 급등했다.

    또 다른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꼽히는 아이윈플러스도 상한가(29.94%)에 올랐으며 ▲아톤(25.04%) ▲코위버(16.60%) ▲우리넷(12.63%) 등이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보였고 ▲시큐센(9.61%) ▲드림시큐리티(7.89%) ▲우리로(5.28%) 등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불름버그통신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기업들에 투자하는 ‘디파이언스 퀀텀 ETF(Defiance Quantum ETF·QTUM)’에는 지난달 약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679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월간 기준 지난 2018년 상장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힘입어 QTUM ETF는 12월 한 달간 15.12%나 상승했다.

    국내에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17일 ‘KOSEF 미국 양자컴퓨팅’ ETF를 출시했는데, 상장 당일 5분 만에 초기 상장물량 75만주(약 75억원)이 모두 소진되기도 했다. 출시 7거래일 만인 지난달 26일 기준 순자산(AUM)은 5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100억원 미만의 규모로 상장한 상품이 10거래일 이내에 AUM 500억원선을 돌파한 것은 올해 국내 ETF 시장에서 이번이 두 번째다.

    이 ETF는 북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 중 양자컴퓨팅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 20개에 투자한다. 편입 종목은 ▲아이온큐(IonQ) 28.80% ▲마벨 테크놀로지(Marvell Technology) 9.42% ▲허니웰 인터내셔널(Honeywell International) 6.49% 등이다.

    이들 종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인 배경은 AI 기술 발전의 정체를 해결할 도구로 평가받는 양자컴퓨터 기술이 연달아 공개되면서다.

    구글은 12월 초 슈퍼컴퓨터가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즉 10자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양자컴퓨터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가 장착됐다.

    시장에서는 윌로우가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점을 앞당겼다고 평가했다. 그간 양자컴퓨팅 분야의 핵심 과제였던 ‘오류 수정’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구글 측은 윌로우가 큐비트(양자정보처리 단위)를 늘리면서도 ‘임곗값 이하’의 오류율을 달성할 수 있는 첫 양자칩이라고 강조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발표한 양자컴퓨팅 칩 윌로우는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향상했다”며 “양자컴퓨팅은 금융, 약물 개발, 암호학 등에 있어서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에 앞서 IBM은 지난 11월 신형 양자칩 ‘퀀텀 헤론(Quantum Heron)’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지난 2021년 출시된 127큐비트급 제품과 비교해 동일 연산 작업 시간을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대폭 단축했다. 또한 양자 프로세서와 퀴스킷(Qiskit)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특정 클래스의 양자 회로를 최대 5000개의 2큐비트 게이트 연산까지 정확하게 실행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맞서 중국에서는 중국과학원 산하 중국과학기술대 연구진이 지난달 16일 새로운 양자컴퓨터 프로세서 ‘쭈충즈(祖冲之) 3.0’을 논문 사전 공유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이 양자 기술을 놓고 서로를 얼마나 견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8일(현지 시각) 2023년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4105호’에 기반한 ‘우려 국가 내 특정 국가 안보 기술 및 제품에 대한 미국 투자에 관한 행정명령 시행을 위한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시행되는 해당 최종 규칙은 ‘우려 국가’로 규정한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 대한 미국 자본의 최첨단 기술 분야 투자를 전면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도 지난 9월 양자컴퓨팅, 첨단반도체 제조 등의 핵심 신흥기술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임시 최종 규칙(IFR)을 발표한 바 있다.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터와 관련 장비, 부품, 재료, 소프트웨어, 양자컴퓨터 개발·유지 관리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 등이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올해 미국 정책 당국은 AI와 양자컴퓨터 분야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했고 유엔(UN)도 내년을 ‘세계 양자 기술의 해’로 지정하면서 양자컴퓨터 기술을 둘러싼 경쟁은 심화할 전망이다. 오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도 ‘양자컴퓨팅’ 부문이 신설됐다.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AI 혁신에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테마주 특성상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혁신은 현재 진행형이지만 현재 방식의 성장은 2030년 부근 수렴할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그 이후 성장은 AI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컴퓨터와 뇌공학에서 나올 것”이라면서도 “다만 테마주 특성상 연율화 변동성 90% 수준의 급등락을 반복하므로 투자 시점 판단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