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 요동… 장 초반 등락 반복비상계엄 선포 직후 비트코인 30% 폭락, 원·달러 1440원 돌파금융당국 해제 이후 금융시장 혼란 대비 ‘총력 대응’전문가 “원·달러 환율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 ▲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정상윤 기자
    ▲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정상윤 기자
    금융시장이 계엄 선포 및 해제 여파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3일 심야 비상계엄 선포에 크게 요동쳤다가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되고,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발표하면서 진정세로 돌아서는 등 큰 폭의 출렁세를 보이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고, 비트코인은 한 때 30%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상계엄 후폭풍… 환율 장 초반 1410원선 등락 거듭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30분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보다 9.7원 오른 1412.6원에 거래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에 원·달러 환율이 야간장에서 폭등했다. 윤 대통령은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언 뒤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며 장중 1440원대 초반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4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10월25일 이후 약 2년 만이다.

    다만 국회의 계엄 해제안이 수용되고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발표하면서 다소 진정됐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후인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1425.0원으로 다소 진정된 채 마감했다.

    4일 오전 환율은 1400원대로 복귀하면서 진정세를 찾았지만, 여전히 비상계엄 여파로 장 초반 등락을 반복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국 정국 불안이 확대됨에 따라 원화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된다"며 "외국인 자금 매도세가 본격적으로 확인될 경우 환율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상계엄 선포가 하룻밤 사이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라며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자금 이탈 압력은 잔존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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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비상계엄 선포에 30% 폭락… 해제 이후 다시 회복

    비트코인도 이날 비상 계엄 선포 영향으로 한 때 30% 가까이 하락하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비트코인은 빗썸과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에서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밤 1억3300만원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8800만원 선까지 하락했다.

    비상 계엄 선포 직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에 대한 매도세가 일시적으로 집중되기도 했다. 가상자산 가격이 급변동을 보이자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서버 장애로 접속이 안되는 등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계엄 해제 등으로 비트코인은 1억3000만원 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전날보다 0.37% 오른 1억3418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11월 미국 대선 이후 많은 자산들의 가격이 크게 올랐고, 12월 초에 국내 정치상황으로 많은 자산들의 가격이 국내에서만 크게 하락했다”며 “그러나 불과 2~3시간 만에 대부분 자산의 가격이 국제시세로 회복했고, 대부분 자산의 국제 시세는 잠시 출렁였을 뿐 원래 가격으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은 역사가 길지 않아 어떤 배경, 사건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지 경험칙이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사건도 그런 경험칙의 일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