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열차 운행률 평시 22% 수준BCT 운송량, 철도운송 40분의 1 수준내수부진, 전기료·운송비 부담 가중
  • ▲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오봉역에 시멘트 운송 화물열차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 오봉역에 시멘트 운송 화물열차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철도를 통해 시멘트를 수송하는 시멘트업계에 불똥이 튈 전망이다. 파업 기간 화물열차(이하 화차)를 대체할 운송수단 투입이 불가피해져 추가 운송비 부담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5일 코레일에 따르면 노조 파업 시 운용인력은 필수유지인력 1만348명, 대체인력 4513명 등으로 평소 60% 수준이다. 

    코레일은 화물열차로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만 수송하고 평시 대비 22% 운행률을 유지할 계획이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멘트업계는 운송 비중의 약 30%를 차지하던 철도수송을 대체하기 위해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투입을 늘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통상 철도 의존도가 높은 내륙 시멘트업체들은 공장에서 출하된 시멘트를 화차로 거점 저장소까지 운반하고 이후 BCT가 시멘트를 현장에 공급한다. 

    하지만 철도 파업으로 화차 운행이 줄어들면 열차를 통해 운송하던 시멘트를 BCT가 현장까지 옮겨야 하기 때문에 운반량은 줄고 운임은 늘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BCT가 1회 수송 시 최대 27톤의 시멘트를 수송한다. 반면 화차는 1회 운송 시 약 1050톤의 시멘트를 옮겨 4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또한 화차를 대체해 BCT가 투입됐을 때 시멘트 1톤당 4000~5000원(충북지역 기준)의 추가 운임이 발생한다. 

    결국 화차 대신 BCT 비중을 늘리게 되면 그만큼 운송량은 줄고 운송비는 늘어나는 구조다.

    최근 건설경기 한파로 시멘트 출하량을 줄인 시멘트업계는 잇따른 산업 전기료 인상과 철도노조 파업으로 삼중고를 겪게 됐다.

    시멘트업계는 현재 기본적인 출하 물량에 지장이 없고 BCT 운송으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철도노조 파업이 장기화한다면 피해는 점점 커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거 2016년 철도노조가 72일간 최장기 파업을 했을 때 시멘트업계는 약 712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비수기로 인해 출하량이 많지 않고 철도 운송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다”라며 “전국 유통기지에 시멘트 재고를 비축해 파업으로 인한 수급 차질과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산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화물 운송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운송업체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긴급 수출, 시멘트 재고관리 등 업체의 요청에 따라 열차 운행구간 변경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의 파업에 대비해 정부합동 수송대책본부를 가동하며 행정안전부, 경찰청,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수송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