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업경기 성장성 둔화… 수익성은 선방

올해 3분기 우리 기업들의 성장성은 둔화된 반면 수익성, 안정성은 개선됐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출단가 상승에도 PC, 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의 수요가 더디게 회복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3137개(제조업 1만1651개·비제조업 1만1486개)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작년 3분기보다 4.3%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은 올해 1분기 1.2%에서 2분기 들어 5.3%로 더 높아졌으나 3분기 들어 4.3%로 하락했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7.3%에서 올해 3분기 4.9%로 낮아졌고, 비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2.6%에서 3.5%로 높아졌다.

제조업 중에서는 기계·전기전자(20.7→13.7%)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 하락비중이 컸다.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와 수출단가 상승에도 PC, 스마트폰 등 범용 반도체의 수요가 더디게 회복한 영향으로 한은 측은 분석했다.

석유·화학(6.6→-1.0%) 업종은 제품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지속 등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4→4.7%)과 중소기업(4.6→2.4%)의 매출액 증가율이 나란히 하락했다.

3분기 총자산 증가율 역시 둔화됐다. 3분기 총자산 증가율은 0.4%에 그쳐 지난해 3분기(2.1%)에 못 미쳤다.

반면 수익성 지표는 개선세를 나타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5.8%)은 지난해 3분기(4.0%)보다 올랐다.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5.6%)도 0.5%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4.0→6.1%)의 영업이익률 상승 폭이 비제조업(4.1→5.4%)보다 컸다. 제조업 중 기계·전기전자 업종(0.9→8.8%)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운송장비(4.1→6.6%) 업종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환율 상승 효과로 운송장비 업종의 수익성이 특히 좋아졌다"며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은 업종은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 비용)의 경우 이자 비용 증가 폭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더 큰 결과 235.9%에서 387.7%로 높아졌다.

이밖에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88.9%에서 87.8%로 하락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25.2%에서 25.4%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