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글로벌 금융위기 후 15년 만에 1450원 돌파미 연준, 내년 4차례→2차례 금리 인하 전망“단기적 원·달러 환율 상단 1500원 상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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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1450원 선을 돌파했다. 

    미국이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내년 금리인하에 대한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탄핵 정국, 수출기업 부진 등에 따른 펀더멘털(경제 기초 요건) 약화도 원홧값 약세를 부치기고 있다. 

    ◇美 매파적 금리 인하에 환율 15년 만에 1450원 돌파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5원 오른 1453원에 개장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16일(1488.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시장의 전망대로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한 영향이다.

    연준은 지난 17~18일(현지시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춘 4.25~4.5%로 결정했다.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이날 연속 3차례 기준 금리를 인하했다. 이로써 한·미 금리차는 1.5%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9월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4차례 정도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차례 정도만 내릴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매파적 인하’를 단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결정문에 금리조정의 폭과 시기라는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정책 금리의 추가적인 조정을 고려할 때 우리는 더 신중을 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등 국내 펀더멘털 약화로 원홧값 약세 기조 이어진다"

    국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 국내 펀더멘털 약화도 원홧값에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자 1400원대 환율 고착화 조짐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환율은 지난 3일 오후까지 1400원선 안팎에서 등락했지만 이날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야간 거래에서 급등하며 4일 오전 12시께 1442.0원까지 기록했다. 이후 141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로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전망이 나오면서 1430원대로 급등했다.

    지난 14일 탄핵안 가결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던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143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원화 가치 약세 요인으로 작용됐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내년과 내후년 1%대 저성장 진입 예고도 원홧값 하락을 재촉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려 잡으며 경제가 예상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하방 리스크를 이유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1%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내년 통화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안전자산인 달러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환율 상단을 15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