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급전창구 찾아 보험약관대출로… 3개월째 증가세본인 보험 담보·간편심사… "연체 시 보험 해지가능 주의"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보다 낮은 손보사 약관대출 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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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과 저축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서민들이 급전창구를 찾아 보험사로 몰리고 있다. 보험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보험계약대출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보험사들의 신규 보험계약대출 취급액은 3조9033억원으로 3개월 연속 늘었다. 5월(3조1504억원) 대비 750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70조1000억원)한 데 이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약관대출이라고도 불리는 보험계약대출은 보험을 해약할 때 받는 해약환급금의 최대 95%까지 받을 수 있는 대출이다.

    은행권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차주가 최후의 급전 창구로 찾기에 '불황형 대출'의 가늠자로 여겨진다. 

    본인의 보험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은행권 대출에 비해 심사가 간편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보험계약대출의 금리는 일반적으로 은행권 신용대출 대비 높은 편이지만 최근 이 상품의 금리가 낮아진 점도 신규 대출이 불어나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손해보험사의 7월 취급분 기준 보험계약대출 평균 금리는 4.66%로 1월 대비 0.17%p 내렸다. 생명보험사 평균 금리는 5.12%로 같은 기간 0.18%p 떨어졌다.

    7월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신규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4.87%)보다 손보사 평균 금리가 낮은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위주로 신규 대출 수요가 보험계약대출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잔액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대출 연체 시 보험이 해지될 수도 있어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보험의 역할을 고려할 때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과 보험사 간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달까지 주택담보대출에서도 관측됐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보험사가 대출 금리를 올리며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

    주담대를 취급하는 12개 보험사 중 이달 기준 가장 금리가 낮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각각 연 3.79~5.24%, 연 3.9~5.74%다. 두 회사는 한 달 만에 금리 하단을 일제히 0.2%p가량 올렸다.

    보험업계 전체 주담대 잔액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두 회사의 대출금리 인상은 보험업권 주담대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

    은행권 주담대 규제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리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가계부채 관리를 주문한 것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대출금리 올리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은 23일 기준 연 3.6%로 보험사 최저 금리를 보유한 삼성생명(연 3.79%)보다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