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에 대한 우려로 기존 예약편 취소 러시오는 3월 29일까지 운항횟수 10~15% 감편사고 수습, 피해 보상 등으로 M&A 여력 없어
  • ▲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 모습. ⓒ연합뉴스
    최근 여객기 추락사고로 179명이 사망하는 참사로 인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제주항공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뢰도 하락은 물론 김이배 대표의 출국금지, 기존 예약편 취소, 한시적 운항 감편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제주항공이 당분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지난 5일 사고 현장에 대한 수습이 완료되고 희생자 시신 대부분이 가족 품으로 돌아가면서 현장 상황은 일단락된 상태다. 제주항공도 사고 이후 매일 진행하던 브리핑을 이달 3일로 종료하면서 향후 사고 원인 규명이 과제로 남았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 설립된 후 성장을 거듭해 LCC(저비용 항공사) 업계 1위에 올랐지만 대형 인명사고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우선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기존 예약편이 취소되고 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0시부터 30일 오후 1시까지 집계된 항공권 취소건수는 6만8000건으로 파악됐다. 노선별로는 국내선 약 3만3000건, 국제선은 약 3만4000건이다. 

    제주항공은 그 이후 시점의 항공권 취소 데이터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관련 질의에 “사고 이후 취소량은 평소보다 조금 많은 수준”이라면서 “신규 유입량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라고만 답변했다. 

    이달 초 기준 제주항공이 고객들에게 판매한 항공권 선수금은 약 2606억원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고 이후 제주항공 항공권 취소가 계속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선수금 규모는 상당 부분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해당 데이터를 공개할 경우 추가적인 예약 취소가 이뤄질 것을 우려해 오픈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 김이배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이배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제주항공이 오는 3월 29일까지 운항 축소를 결정한 점도 유동성 부분에서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김 대표는 이달 3일 6차 브리핑에서 동계기간(1~3월) 중 운항 횟수를 1900편 정도 감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평소보다 10~15% 감소한 수치다. 

    구체적인 감축 노선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며, 국제선 중에서는 운항 빈도가 높은 일본, 동남아 노선 등이 우선 축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비운항이 결정된 항공편에 대해서는 당사 인접편으로 스케줄 변경 또는 환불 조치를 해서 승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LCC 업계는 지난해 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으로 인해 양사 자회사 간 통합 LCC 출범으로 변화가 예고되어 있다. 통합 LCC의 규모가 기존 업계 1위 제주항공을 넘어서면서 제주항공이 이에 대항하기 위해 올해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 여파로 인해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예약 취소 및 운항 감편 등이 이어지면서 M&A에 나설 여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LCC 업계에서 입지 약화가 유력한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번 참사로 인해 김 대표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1일 김 대표 등 제주항공 관계자 2명을 중요 참고인으로 판단해 출국금지 했다. 

    김 대표는 거취에 대한 질문에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 거론하는 건 시기상조”라며 “사고 수습 이후 과정도 굉장히 복잡한 일이 많아 이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답했다.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는 질문에는 “감편 운행으로 인해 저희들이 감소하게 될 매출 등은 지금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라면서 “우선 운항 안전성을 고려하는 게 현 상황에서 우선 과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