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키움캐피탈 총 874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지난해 캐피탈업계 고정이하여신 전년比 43.7% 급증업계 "수익구조 다각화" … PF 줄이고 기업금융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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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피탈업계가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유상증자와 기업금융 확대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업황 악화 속에서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이 커지면서 대안으로 기업금융에 힘쏟고 있는데  경기 둔화와 대출 부실 증가로 리스크 관리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PF 부실 여파 … 캐피탈사들 유상증자·자금 조달 나서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DB캐피탈은 지난 10일 37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키움캐피탈 역시 12일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들의 납입예정일은 각각 12일과 6일이다.

    메리츠캐피탈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3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채를 발행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해 말 신종자본증권 1500억원을 발행했으며 JB우리캐피탈도 지난 10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는 캐피탈사들이 부동산PF 부실로 인한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캐피탈사들은 은행처럼 예금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 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한다.

    캐피탈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에서 부동산 PF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했지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 부실이 커졌다.

    그 결과 지난해 캐피탈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51개 캐피탈사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5조7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7%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돼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 대출을 의미한다. 특히 고정이하여신 규모 상위 10개 캐피탈사(현대·OK·한국투자·KB·신한·BNK·롯데·우리금융·하나·BMW파이낸셜)의 총액은 3조8514억원으로, 업계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연체율도 상승세를 보였다. 캐피탈사 51곳 중 약 21%(11곳)의 연체율이 10%를 넘었으며 △메이슨캐피탈 99.5% △웰컴캐피탈 40.6% △OK캐피탈 21.0% 등 연체율이 크게 증가했다.

    캐피탈사 관계사는 "올해도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부실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건전성 중심의 보수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새로운 먹거리 찾아나서 … 부실 줄이고 기업금융 늘려 

    PF 부실이 심화되며 캐피탈업계는 PF 대출을 축소하는 대신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19일 EG자산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KB캐피탈의 기업금융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1497억원 증가했다. 하나캐피탈 역시 7조4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DB캐피탈의 기업금융도 58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캐피탈사의 가장 큰 과제는 리스크 관리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PF 부실 정리를 유도하는 한편 캐피탈사 등 제2금융권에 부실 위험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도록 요구해왔다.

    지난 12월 열린 '2025년 여신금융업 현황 및 전망 포럼'에서 곽노경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실장은 "금융당국의 규제가 지속되고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PF 구조조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업계는 렌털업 부수 업무 규제 유연화, 보험업법 개정을 통한 보험대리점 진출 등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한 방안들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을 조금 더 창출할 수 있는 기업금융 쪽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지만 리스크가 적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업황이 좋지 않아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고 말했다.

    정윤영 하나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금리 인하로 조달 금리 부담은 다소 줄었지만 신규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금융은 장기적인 투자 성격이 강해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피탈사는 원래 자동차 금융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했었으나 최근 마진율이 낮아지고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투자금융으로 확대했다"며 "최근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