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트럼프발 관세'로 부진하던 이차전지호실적·IRA·신사업 등 각종 호재 겹쳐 강세"기대감에 올랐지만…실적 등 변동성 주목"
  • ▲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정상윤 기자
    ▲ 서울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정상윤 기자
    연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 등으로 부진했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추세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기적 모멘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차전지 대장주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2.87% 오른 37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1.08%), 삼성SDI(0.44%) 등도 나란히 상승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에서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인산철 배터리 양산을 올해 하반기 본격화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정부가 국내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에 세액공제 대신 직접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이른바 '한국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차전지 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캐즘에 배터리 3사 적자 기록, 정부 지원 절실해져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국면에 접어들며 배터리 수요가 둔화됐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지난 4분기 처음으로 동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며 그간 한국 배터리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줬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후퇴 가능성이 지적된다. 

    IRA 폐지 혹은 후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에도 세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 정부와 국회가 배터리 산업 지원을 위해 '한국판 IRA'와 34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지원 기금을 추진하며 배터리 업계에 기대감이 커졌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한국형 IRA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내 배터리 제조 기업들이 더욱 직접적인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가전략 기술(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로 지정된 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는 '법인세 감면' 방식으로만 적용되고 있는데, 흑자 기업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었다. 실상 어려운 기업은 적자 기업들인데, 막상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은 세액 공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을 통해 세액 공제 방식을 '현금 환급'이나 '제3자 양도' 방식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국가전략 기술로 지정된 시점부터 소급 적용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과거 투자분에 대해서도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의 세제 환급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개별 행보도 주목 

    이날은 특히 동화기업 주가에 흐름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동화기업은 전 거래일 대비 21.63% 오른 1만3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동화기업은 19일 배터리 소재 계열사인 동화일렉트로라이트가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신규 전해액 생산기지를 완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완공으로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연간 약 16만 톤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됐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잘 이동할 수 있도록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4대 배터리 소재 중 하나로 꼽히며 전해액 성능이 곧 이차전지 수명과 안전성에 직결된다.

    이차전지 소재기업 엔켐도 전일 대비 13.29% 상승한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선언한 자이글도 13.96% 오르면서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판매 증가,미국 OEM들의 구매세액공제 3년간 단계적 폐지 요구, 3월 유럽의 OEM 지원책 발표 기대감, 중국 정부의 배터리 중복투자 방지책 발표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차전지주 주가는 미국의 보조금 존폐에 따라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당장 올해 1분기 각종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다음 분기부터는 실적에 따라 주가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3월5일 발표될 유럽 액션플랜에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포함되는지 여부"라며 "보조금 지급 조건과 규모에 따라 반등 지속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