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임원 편의 대가로 고가 미술품 수수…특경법상 수재 및 배임 방조 혐의검찰 "부동산 PF 대출금 수백억 유출…금융위기 뇌관이자 집값 상승 주범"실적 부진도 연임 여부에 '치명적'…LS證 "원인은 시장변동성과 PF 충당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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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원규 LS증권(구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 /사진=LS증권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 수장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호실적을 등에 업은 대형 증권사 대표들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가운데 실적 부진에 사법 리스크까지 불거진 김원규 LS증권(구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의 연임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이승학)는 지난 7일 김원규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와 배임 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혐의에 관여한 봉원석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사장 등 13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김 대표는 지난 2021년 10월 김모 전 이베스트투자증권 본부장이 830억 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유용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김 대표는 같은해 6월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시가 4600만 원 상당의 그림 한 점을 3000만 원에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김 전 본부장은 부동산 PF 관련 미공개 직무정보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시행사를 운영했는데 검찰은 김 대표 등이 김 전 본부장이 이베스트투자증권 자금 795억 원을 빌릴 수 있도록 승인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봉원규 전 부사장도 함께 대여금을 승인한 혐의를 받는다. 봉 전 부사장은 지난 2023년 9월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시가 1100만 원 상당의 그림 한 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앞서 김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직무 정보를 이용해 PF 자금 830억 원을 유용한 혐의(특경법상 배임)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형 금융위기의 뇌관이자 주택 가격 상승의 주범인 부동산 PF 관련 범죄에 엄벌이 내려지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금융기관 종사자들의 구조적 비리 등을 지속해서 점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지난 2019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장에 올라 2022년 3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LS그룹 편입 이후에도 회사를 이끌며 이른바 '장수 CEO'로 불렸다. 그는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평사원에서 시작해 증권사 대표까지 오르는 등 수십 년차 뼈 굵은 '정통 증권맨'이란 평가를 받지만 그룹사 편입 이후 실적 부진과 본인 사법리스크까지 겹치며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줄곧 내부통제를 강조하던 그의 경영철학도 설득력을 잃고 있다.김 대표는 2025년 신년사를 통해 "한 번의 실수로 우리가 그동안 쌓아왔던 평판과 신뢰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성과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도 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S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2.01% 감소한 166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5.07% 늘어난 1조6537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4.3% 줄어든 218억 원으로 나타났다.LS증권은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 시장 변동성 증가와 PF 충당금 등으로 인한 수익 감소라고 분석했다. 수년 간 법원을 거쳐 해소 여부가 결정될 사법리스크와 달리 당장의 실적 부진이 내달 연임 여부에 더욱 치명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한편 LS증권 측은 "김 대표는 직무와 관련해 특정 사업 담당 임원으로부터 고가의 그림을 부당하게 수수하거나 해당 사업 관련 SPC의 PF 대출금 유용 사실을 인식한 채 방조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라며 "LS증권은 향후 재판과정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적극 해명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