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4.25~4.50%로 동결 … 올해 인하 ‘2회’ 시사 한미금리차 1.75%p … 1400원 중후반대 고환율전문가들 한은 연내 금리 인하 1~2회 전망“토허제 확대 적용 효과, 관세 정책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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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우리 경제가 대내외 불확실성 등으로 1%대의 저성장이 예고됐지만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과 국내 정치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 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여기에 이달 토지허가거래구역(토허제) 확대 지정 이후 부동산 시장 과열 지속 여부와 가계대출 추이를 지켜보며 한은이 4월 금융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 추가인하는 연내 1~2회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18∼1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월에 이어 이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이 4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며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고 노동 시장 상황은 여전히 견고하며 인플레이션은 다소 상승한 상태"라고 진단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관세에 대한 반응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중 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은은 지난달 25일 통화정책방향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했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1.75%포인트다. 연준 금리 인하 신중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한은도 인하 시기에 신중히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달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게 되면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국내 정국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우려로 여전히 1400원 중후반대를 유지 중이다. -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전문가들은 올해 한은이 연내 1~2회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가 예정된 만큼 이를 지켜본 이후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최근 정부의 토허제 확대 재지정 영향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일단 이달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월 대비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서울 일부 지역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상반기 대출 증가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한은이 지난 18일 공개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 대부분이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가 ‘집값과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장용성 한은 금통위원도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안정 목표 측면에서 최근 강남3구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세를 상당히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강남3구, 용산구가 토허제 구역으로 확장된데 대해) 이번 조치로 가계부채가 빨리 늘어나는 것을 막는다면 통화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달러값 하락에도 떨어지지 않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외환시장도 사실 여전히 지금 약간 불안이 남아있다"며 "(고환율은) 한동안은 DXY(달러지수) 때문이었지만 DXY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아 걱정이다"고 우려했다.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만, 집값과 가계부채, 환율 등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 적기로 5월보다는 7월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연내 1회 금리를 낮춘 후 내년 초에 한 차례 더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하고 여전히 1400원 중후반대의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를 당장 인하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본다”며 “상반기에는 가계대출 추이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상황을 지켜보고 하반기에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달 금리 인하 효과가 현재 크게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낮추지 않는 것이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 금리 인하에 발 맞춰 연내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