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송파·용산 2200개 단지, 실거주자만 매매단기간 전월세 매물 감소 예상…가격 상승 압박 커져
-
-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정부와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 아파트로 확대 지정하면서 매매시장은 물론 전월세시장 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대차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갭투자 차단으로 출하될 전월세 물건이 줄고 이 과정에서 가격이 오를 수 있어서다. 공급부족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임대차시장에 머물러 있는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은 더 가중될 전망이다.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5로 전주 대비 0.4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동남권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9.2에서 100.0으로 올랐다. 종로·용산·중구 등이 있는 도심권 매매지수 또한 103.5p로 0.3p, 은평·서대문·마포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 매매지수의 경우도 102.3로 0.4p 각각 상승했다.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대상 설문과 인터넷 매물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상황을 지수화한 것이다. 0~200 사이로 표시하며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매매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반면 전월세 물건은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의 집계를 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전월세 매물은 4만7337건으로 전년동기(5만819건) 대비 3482건 적다. 3월 셋째 주 기준으로 2022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으로 토허제 재지정을 발표한 19일과 비교하면 0.5% 줄었다.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은 오름세다. 작년 11월 9억4500만원에 거래된 마포구 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는 이달 17일 12억원에 거래됐다.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도 올해 1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10억5000만원 이하 매물이 없는 상태다.지난 1월 7억원에 거래된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도 전용 84㎡가 10억~11억원까지 올랐고 5억원 수준이었던 래미안라그란데 전용 84㎡ 또한 현재 6억원 아래로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이러한 가운데 토허제까지 확대되면서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토허제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 아파트를 거래할 때 반드시 관할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 토지는 2년간 실거주용으로만 이용해야 하며 해당 기간 매매·임대가 금지된다.현재 임차인(세입자)이 있으면 임차인이 나가고 주택 매입자가 실거주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주택 임대차계약 종료 확인서'를 해당 구에 제출해야 한다.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로 약 2200개 단지·40만 가구가 대상이다. 전월세를 줬던 주택들이 실거주자로 채워야한다는 의미로 임대차시장에 출하될 물건이 줄어 전월세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 ▲ 송파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부동산 매물 정보ⓒ연합뉴스
아울러 내년부터 공급 부족 문제가 점차 심화될 수 있어 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전세난 우려가 다른 지역으로도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공동 조사한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 정보'를 보면 2026년 공동주택 전국 입주 물량은 19만773가구로 집계됐다.올해 전망치(27만4360가구)보다 30.5% 감소하는 수치다. 올해 4만6710가구 입주가 예정된 서울의 경우 내년 2만4462가구로 47.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전문가들은 이번 토허제 확대가 전월세 시장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에는 잠상대청 지역에서만 갭투자가 제한됐지만 이제는 강남·서초·송파·용산까지 불가능해졌다"며 "전세 물량 공급이 상당 부분 축소될 수 있기 때문에 전월세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강남3구와 용산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갭투자가 불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전월세 물건이 제한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그대로인데 거래 가능한 물건은 제한돼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