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문 영업손실 224억원…3년만 '적자전환' 원가율 97% 육박…최근 3년간 4→2→0건 분양대출이자 419억원 영업익의 5배…부채율 542%
  • ▲ 서울 용산구 갈월동 HJ중공업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 서울 용산구 갈월동 HJ중공업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시공능력평가 36위 HJ중공업이 건설부문 실적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선부문 호실적에 힘입어 지난해 적자탈출에 성공했지만 주력사업인 건설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기준 542%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재무 불안정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HJ중공업 매출은 1조8860억원으로 직전년 2조1621억원대비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72억원을 기록하며 1088억원 손실을 냈던 직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조선사업 호황에 해당부문 매출이 1000억원가량 뛰며 실적반등을 견인했다.

    반면 한때 기업매출 8할을 책임졌던 건설부문 경우 지난해 224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건설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48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2021년이후 3년만이다. 자재값과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원가율 압박이 건설부문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원가율은 매출에서 자재값 등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해당수치가 높을수록 수익성은 떨어진다. 통상 업계에선 80%대 원가율을 적정수준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HJ중공업 건설부문 매출원가율은 96.6%로 직전년 94.3%대비 2.3%포인트(p) 올랐다.

    예컨대 건설공사로 100만원 매출을 올리면 이중 96만원을 자재구입비 등으로 쓰고 나머지 4만원만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인 셈이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기업내 건설부문 존재감도 점차 옅어지는 분위기다. 건설부문 매출비중은 2022년 80.9%에 달하며 조선부문을 압도했지만 지난해엔 54.8%로 2년만에 26.1%p 내려앉았다.

    업계에선 건설부문 실적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사비 상승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HJ중공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주택사업에서 점차 힘을 빼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보면 HJ중공업 분양단지는 2022년 4곳에서 2023년 2곳으로 줄었고 지난해엔 한 곳도 없었다.

    건설부문 실적악화에 더해 지난해 연결기준 542%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직전년 748%보다 206%p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적정성 기준인 200%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부채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차입금 등으로 발생한 이자비용은 419억원으로 해당기간 영업이익 72억원의 5.8배에 이른다.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인 이자보상배율은 0.17에 그쳤다. 해당수치가 1미만인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차입금 이자조차 갚기 힘들다는 의미다.

    HJ중공업은 2005년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됐으며 2022년 한진중공업에서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김완석 건설부문 대표와 유상철 조선부문 대표를 주축으로 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주택브랜드 '해모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시평순위는 36위로 직전년 37위에서 한계단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