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클리오 어워즈, 39개 그랜드(대상) 중 아시아는 5개 수상이노션·덴츠 디지털 도쿄·오길비 상하이·오길비 인도, 5개 부문서 최고상 영예
  • 배우 손석구와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현대자동차와 이노션의 '밤낚시(Night Fishing)' 캠페인이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로 불리는 클리오 어워즈(Clio Awars)에서 최고상인 그랜드(Grand, 대상)를 수상하며 한국 크리에이티비티의 자존심을 지켰다. 

    16일 클리오 어워즈 및 업계에 따르면 2025 클리오 어워즈는 지난 13일 오후 6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시상식을 열고 총 39개의 그랜드 수상작을 발표했다. 전 세계 작품들이 경합을 벌인 결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5개의 그랜드가 탄생했다. 

    이노션의 '밤낚시'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 콘텐트(Branded Entertainment & Content) 부문 그랜드를 수상했다. '밤낚시' 캠페인은 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 페스티벌인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2025에서 필름(Film) 부문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크리에이티비티를 인정 받았다.

    '밤낚시' 캠페인은 스파이크스 아시아와 클리오 어워즈에서 잇따라 최고상을 수상한만큼, 다음 달 열리는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5년 무관의 설움을 털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덴츠 디지털 도쿄(Dentsu Digital Inc Tokyo)가 대행한 씽크 네임 프로젝트(Think Name Project)의 사토 2531(SATO 2531)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유스 오브 데이터(Creative Use of Data)와 PR, 두 개 부문에서 그랜드를 수상했다. 

    오길비(Ogilvy) 네트워크의 활약도 돋보였다. 오길비 상하이(Ogilvy Shanghai)가 대행한 글로벌 제약스 비아트리스(Viatris)의 'Make Love Last' 캠페인은 필름 크래프트(Film Craft) 부문, 오길비 인도(Ogilvy India)가 대행한 캐드버리 5 스타(Cadbury 5 Star)의 '밸런타인 데이를 없애라(Erase Valentine’s Day)' 캠페인은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부문에서 각각 그랜드를 차지했다. 

    올해 글로벌 무대에서 아시아 크리에이티비티의 힘을 보여 준 4개 작품의 크리에이티브를 소개한다. 
  • ▲ 현대자동차 '밤낚시' 캠페인. ©이노션
    ▲ 현대자동차 '밤낚시' 캠페인. ©이노션
    대행사 : 이노션 서울(INNOCEAN Seoul)
    브랜드 : 현대자동차(Hyundai Motor Company)
    캠페인 : 밤낚시(Night Fishing)
    2025 클리오 어워즈 'Branded Entertainment & Content – Film-Scripted category' 그랜드

    사람들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광고를 피하는 '광고 회의주의 시대'에 현대자동차는 기존 광고 규범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기꺼이 경험하고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밤낚시'는 아이오닉 자동차 카메라 7대로만 촬영한 단편 영화다. 13분 분량의 '밤낚시'는 1000원 짜리 티켓으로 전국 공식 상영됐고, 소비자들은 기꺼이 극장을 방문해 유료로 광고를 시청했다. 이로 인한 화제성은 전례 없는 홍보 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아이오닉의 브랜드 선호도를 크게 높였다. 

    손석구 주연의 단편 영화 '밤낚시'는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한 사건과 반전 스토리를 다룬 휴머니즘 스릴러다. 아이오닉 5 자동차의 시선으로 담아낸 획기적 촬영 방식과 자동차가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흥미로운 테마로 현대차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예술성 짙은 영화 장르에 상업적 가치를 조화롭게 결합해 크리에이티브 가능성을 한층 확장시켰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으며,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광고를 넘어 영화로서 작품성을 논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밤낚시는 선댄스 영화제의 주요 프로그램인 '셰프 댄스(Chef Dance)'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으며, CGV에서 지난해 6월 정식 개봉했다. 7월에는 제28회 판타지아 국제 영화제 최우수 편집상을 수상했고, OTT 티빙(TVING)에 공개돼 2주 연속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2025 스파이크스 아시아에서 필름 부문 그랑프리, 2025 애드페스트에서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부문 골드 등 5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밤낚시' 캠페인은 이노션의 김정아 부사장 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와 문나리 CD, 양도유 카피라이터, 이승하 카피라이터, 오은하 아트디렉터 등이 참여했다. 
  • 대행사 : 덴츠 디지털 도쿄(Dentsu Digital Inc Tokyo)
    브랜드 : 씽크 네임 프로젝트(Think Name Project)
    캠페인 : 사토 2531(SATO 2531)
    2025 클리오 어워즈 'Creative Use of Data – Creativity/Storytelling category' 그랜드

    일본은 부부가 반드시 같은 성을 사용해야 한다는 법을 가진 유일한 나라로, 여성의 약 95%가 남편의 성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전체 국회의원 중 90%가 남성이기 때문에 이 법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이에 일본의 대표적인 성평등 단체 아스니와(Asuniwa)는 도호쿠대학 교수와 함께 이 법이 앞으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했다. 그 결과, 2531년이 되면 일본에는 '사토(Sato)'라는 성만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충격적인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40곳에 달하는 기업, 예술가, 만화 캐릭터, 운동선수들이 스스로 자신의 성이 '사토'라고 알리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아스니와는 이 데이터를 유엔 여성기구(UN Women)와 공유했고, 유엔은 일본 정부에 2년 이내 관련 법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이후 이 사안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일본 총리로 당선됐다. 이 캠페인은 2025 원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어워즈(ONE Asia Creative Awards)에서 지속가능발전목표 어워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Award)를 수상했다.
  • ▲ 비아트리스의 'Make Love Last' 캠페인. ©Viatris
    ▲ 비아트리스의 'Make Love Last' 캠페인. ©Viatris
    대행사 : 오길비 상하이(Ogilvy Shanghai)
    브랜드 : 비아트리스(Viatris)
    캠페인 : Make Love Last
    2025 클리오 어워즈 'Film Craft – Cinematography category' 그랜드

    의약품 광고 규제가 엄격하고 성(性)에 대한 대화가 여전히 민감한 중국에서 발기 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Viagra)를 홍보하기 위해서는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접근이 필요했다. 이에 오길비 상하이는 '성적 친밀감'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이는 규제를 피해가면서도 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지닌 매개체였다. 

    비아그라는 중국의 저명한 아티스트와 협업해, 실제 부부 세 쌍을 초청했다. 이들은 열정이 식고 성관계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며, 마지막으로 서로와 깊이 연결됐던 순간이 언제였는지를 마주하게 됐다. 이후 이들은 단둘이 카메라 앞에 남겨졌고, 비아그라의 도움으로 다시 이어진 그들의 친밀한 순간은 타임랩스 사진으로 기록됐다. 찰나의 교감은 예술적이고 지속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재탄생했다.

    일주일 뒤 이 커플들은 자신들의 사진이 전시된 비공개 갤러리에 초대됐고, 예술을 통해 그날의 감정을 다시 마주했다. 이들의 이야기와 사진은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온라인에 공개됐고, 자연스럽게 '성적 친밀함'에 대한 대화가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갔다.

    예술, 진짜 사람들의 이야기, 문화적 섬세함을 조화시킨 이번 캠페인을 통해 비아그라는 단순한 성능을 넘어 진심 어린 욕망의 회복이라는 메시지를 감성적이고도 기억에 남는 방식으로 전달해냈다.
  • 대행사 : 오길비 인도(Ogilvy India)
    브랜드 : 캐드버리 5 스타(Cadbury 5 Star)
    캠페인 : 밸런타인 데이를 없애라(Erase Valentine’s Day)
    2025 클리오 어워즈 'Social Media – Other category' 그랜드

    캐드버리 5 스타 초콜릿의 장수 캠페인 'Eat 5-Star. Do Nothing(5스타를 드세요.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은 기존 문화에 반기를 드는 독특한 시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년간 5 스타는 밸런타인 데이를 둘러싼 '오글거림'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도록 팬들을 유도하는 이색적인 방법을 선보여 왔고, 이 캠페인은 매년 누리꾼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전통이 됐다. 그동안의 캠페인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밸런타인 데이를 견디기 힘들어 하며 어떻게든 피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오길비 인도는 이번엔 진짜로 밸런타인 데이를 건너뛰게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 캠페인은 밸런타인 데이를 싫어하는 승객들이 단 1분 만에 그 하루 전체를 '건너뛰는' 시간 여행 실험을 감행했다. 방법은 이랬다. 2024년 2월 13일 밤 11시 59분(아메리칸 사모아 시간)에 승객들이 한 선박에 탑승해, 국제 날짜변경선을 넘어 사모아로 이동함으로써 현지 시간으로 곧바로 2월 15일 0시를 맞이한 것이다. 캐드버리 5 스타는 전 과정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생중계했다.

    이 캠페인에는 아메리칸 사모아의 선박,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위성 인터넷으로 생중계를 담당한 카메라팀, 뭄바이에 위치한 통제실, 인기 진행자 두 명, 그리고 완벽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수많은 계산과 리허설이 동원됐다. 시청자들은 '미션 엔지니어'로 등록돼 생중계 중 진행자와 직접 소통하며 의견을 냈고, 무려 98만 명이 참여 신청을 했다.

    캠페인 론칭 영상은 100만 명 이상이 공유했고, 인도의 저명한 우주 과학자와의 협업은 바이럴 확산에 불을 지폈다. 수백 개의 뉴스 웹사이트와 해외 매체들이 이 캠페인을 보도했으며, 일부 뉴스 포털은 생중계로 현장을 실시간 전달했다. 시청자들은 직접 밈(meme)을 만들고 헌정 콘텐츠를 제작하며 열띤 반응을 보였다. 약 30분간의 생중계는 120만 명이 시청했고, 1만2000명이 라이브 채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캠페인은 밸런타인데이 주간 동안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이벤트 중 하나로, 800만 달러 이상의 오가닉 PR 효과, 13억 회 이상의 노출, 220만 건의 상호작용(interaction)을 기록했다.

    한편 올해로 66회 째를 맞는 클리오 어워즈는 지난 1959년 광고 산업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해 설립됐다. 매년 대담한 크리에이티비티를 조명하며, 광고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아이디어 경쟁을 촉진하며,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 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어가는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