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6만원대 돌파 … 3월 말 이후 약 2개월만‘KRX 반도체 Top 15’ 지수, 이달 7%대 강세“하반기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 단기 그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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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신정부 출범에 따른 ‘허니문 랠리’를 보이면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5만원대 박스권을 탈출했다. 시장에서는 정책 지원·실적 개선 기대감이 ‘6만전자’ 안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제품 경쟁력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5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5만9100원)보다 1.52% 오른 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525만주, 3153억원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6만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28일(6만200원) 이후 약 2개월 만이다.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5.16%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4.24%)와 코스닥(2.98%) 수익률을 모두 웃도는 성과로 국내 증시 상장된 2880개 종목 중 상위 19.93%(574위)에 해당한다.특히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4532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SK하이닉스(6919억원)에 이어 순매수 상위 종목 2위를 기록했고 기관은 1709억원어치를 담아 1위에 올랐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6043억원을 순매도했다.이에 국내 주요 반도체주들에도 온기가 돌면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7.53% 급등했는데, 이는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가운데 1위 수준이다. KRX 산업지수 중에서는 ‘KRX 반도체’ 지수가 7.16% 상승하며 ‘KRX 보험(10.12%)’ 다음으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앞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기간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7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8만8800원까지 올랐지만, 같은 해 11월 14일 4만9900원에 마감하며 부진을 겪었다. 지난 3월 28일 이후로는 두 달 이상 5만원대 박스권에 갇혀있기도 했다.시장에서는 이날 6만원선을 넘은 삼성전자가 ‘6만전자’에 안착할 것으로 봤다.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기대감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2분기 실적 개선도 전망돼서다.이재명 대통령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SNS를 통해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반도체 특별법 신속 제정 ▲국내 생산·판매 반도체에 대한 최대 10% 생산세액공제 ▲반도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인프라 구축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반도체 연구개발(R&D)·인재 양성 지원을 통한 초격차 기술 확보 등을 약속했다.하반기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는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관세 여파로 유통업체들이 보수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등 하반기 수요 둔화 우려는 여전하지만, 이는 반도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고 TACO(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 트레이드로 인한 긍정적 수급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한국 시장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 해소와 주주가치 강화, 2분기 메모리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D램 가격은 관세 우려에 따른 선제적 재고 확보, DDR4 생산 감축에 따른 선구매, HBM 구매 수요가 맞물리며 반등 중인데, D램 가격 상승세는 관세와 DDR4 공급 부족 우려로 3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면서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재고 빌드업의 높은 기저 효과, 계절적 비성수기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단기 둔화와 가격 하락이 예상되나 내년 2분기 성수기 재개 등으로 업황 둔화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또한 낸드(NAND)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낸드 가격은 미국 관세에 따른 선행 구매 수요, 중국 정부 보조금 및 제조사 감산 등 복합적 영향으로 반등세를 시현했다”며 “3분기에는 엔비디아 블랙웰 신제품의 본격 출하와 함께 AI 서버 투자 확대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수요를 견인, 3분기 SSD 가격은 5~10%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외국인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가 이어질 경우 주가 반등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5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49.72%로 지난해 말(50.54%) 대비 0.82%포인트 하락했다.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지만, 관세·경기 우려가 완화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 외국인 수급이 채워질 여지가 있다”며 “여러 종목이 버텨주는 가운데 삼성전자 강세가 동반되면 지수의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일각에서는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서승연 연구원은 “추세적으로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주요 GPU(그래픽처리장치) 고객사향 1cnm(6세대 10나노급) 기반 HBM 선제 공급, 파운드리 대형 수주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 방향을 결정지을 핵심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이 아니라 경쟁사와 HBM 기술 차이를 축소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HBM3E 12단과 차세대 HBM4에서 여전히 6개월 이상의 기술 격차가 유지되고 있어 이 기간을 축소하는 것이 (주가 향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