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살 걸 그랬나" … 테슬라, 로보택시 안전성 우려에 주가 오락가락

서학개미가 사랑하는 미국증시 대표주 'M7(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알파벳·애플·엔비디아·테슬라)' 종목인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비밀병기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온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한 테슬라는 해당 서비스의 안전성 우려와 유럽 판매 부진 악재가 겹치면서 갈지자 행보인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돌파하며 하반기 AI(인공지능) 주도장을 예고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0.54% 하락한 325.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이로써 시총도 1조490억달러로 줄어 1조달러를 턱걸이했다.

테슬라 주가는 로보택시 서비스 출시 직후였던 23일 8.23% 급등했지만 이후 2거래일간 6.56% 하락했다.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목전에 둔 가운데서도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6일(현지시각)까지 5.96% 하락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테슬라 주가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 속에 공개한 로보택시가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영향이다.

테슬라의 로보택시 일부 이용자들이 올린 동영상에선 로보택시 차량은 제한 속도를 초과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을 하는 등 안전성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다.

유럽 시장에서의 연이은 판매 부진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유럽에서 테슬라 판매는 5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EMA)에 의하면 5월 신차 등록이 41% 급감했다.

이에 회사는 북미·유럽 책임자 오미드 아프셔 부사장을 경질했다고 26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017년 테슬라에 입사한 아프셔는 비서실을 거쳐 텍사스주 오스틴 기가팩토리 건설을 지휘했다. 스페이스X에서 한동안 근무하다 지난해 10월 북미·유럽 사업을 책임지는 부사장에 올랐다.

향후 발표될 실적 전망도 밝지가 않다. 테슬라는 내달 초 2분기 전 세계 차량 판매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2분기 인도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44만3956대)보다 10% 넘게 감소한 39만2800대 수준일 것으로 관측한다.

테슬라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UBS는 "테슬라의 미래로 꼽히는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하며 투자 의견을 '매도'로 유지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이번 로보택시 서비스 개시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전성이 우수했으며 탑승객으로부터의 긍정적 반응이 뚜렷하다"고 평가하면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엔비디아는 이날 0.46% 뛴 155.02달러에 마감, 전장에 이어 역대 최고가를 재차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전날 4.3% 급등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한 바 있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14.71%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인공지능 반도체칩의 독점적 기술이 부각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실적을 내놓는 마이크론이 최근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마이크론은 엔비디아에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E'를 공급하고 있다.

시장에선 하반기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가 또 다시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루프 캐피탈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월가의 가치평가 가운데 최고인 2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종가 기준 61% 추가 상승이 가능하단 분석이다. 바클레이즈도 엔비디아 목표가를 170달러에서 200달러로 높여잡았다.

아난다 바루아 루프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AI 수요 증가로 인한 수혜를 가장 먼저 누릴 수 있는 기업"이라며 "핵심 기술 분야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가격 통제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