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홀딩스, 실적 부진·경영 실패 근거로 경영진 교체 추진윤여원 대표 측 "콜마BNH 실적 악화 사실무근" 반박창업주 윤동한 회장도 소송 가세 … 오너가 갈등 가족 법정 다툼 확산
  •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 (좌로부터)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K-뷰티 열풍을 이끌어온 콜마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자회사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리포지셔닝(재정비)을 추진하면서 여동생 윤여원 대표와의 갈등이 심화됐다.

    콜마홀딩스는 1일 "콜마비앤에이치가 수년간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로 그룹 내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며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전면적 재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악화를 외부 환경이 아닌 윤 대표의 독단적 의사결정과 경영 실패에 따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교체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콜마홀딩스는 법원을 통해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 안건에는 윤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이 포함돼 있다.

    콜마홀딩스는 또 윤 대표가 2020년 설립한 자체 브랜드 콜마생활건강(구 셀티브코리아)이 누적 100억원대의 적자를 내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콜마비앤에이치 자회사 HNG가 윤 대표의 개인회사인 케이비랩에 부당하게 인력을 지원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은 점도 경영 실패의 사례로 들었다.

    하지만 콜마비앤에이치는 "실적 악화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곧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발표한 입장문에서는 "이사 교체 논의는 실체적 타당성에 기반해야 하며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최근 2년간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이 제시한 올해 실적 가이던스는 연결 기준 매출 6350억원, 영업이익 320억~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3월부터 ODM(제조자개발생산) 부문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신제품을 출시해 4~5월에는 실적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간 매출은 각각 445억원, 420억원 영업이익은 모두 월 35억원 수준이다.

    한편 콜마그룹은 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를 윤 대표가 콜마비앤에이치를 각각 경영하며 계열 분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콜마홀딩스가 콜마비앤에이치의 부진한 실적을 문제 삼아 윤 대표를 경영에서 배제하려 하면서 충돌이 본격화됐다.

    콜마홀딩스는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을 진행 중이며 이에 대응해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달 10일 윤 부회장을 상대로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한 심문기일은 오는 2일 오후 4시20분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남매 간의 갈등은 결국 창업주 윤동한 회장에게까지 번졌다. 윤 회장은 최근 장남 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청구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