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옴 예산 20% 삭감·정규직 1000명 감원…저유가 직격타중동수주 전년대비 44% 급감…러·우 전쟁 휴전도 하세월누산타라 이전 사업비 2조 '뚝'…트럼프發 수주절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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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코 두코바니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국내 건설사들의 하반기 해외수주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새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대형 해외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경기 위축과 예산 부족, 현지정세 악화 등으로 줄줄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체코 신규원전 수주로 들떴던 건설업계도 "진짜 고비는 이제부터"라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21일 세마포(Semafor)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네옴은 비용 절감 일환으로 전체 정규직 직원 20%에 달하는 10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다.네옴 현장에서 근무중인 인력을 수도 리야드로 재배치해 급여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는 국제경기 위축에 따른 저유가로 핵심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재정이 악화된 까닭이다.지난 2월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네옴 예산을 20%이상 삭감한다는 지침을 내렸고 그 결과 5억달러 규모 계약이 체결 직전 무산된 사례도 나왔다.네옴 예산 삭감은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에도 직격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실제 2022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이 수주한 10억달러 규모 '네옴 더 라인 러닝터널 공사'는 현재까지 공정률이 30%에 머물러있다.신규발주 및 수주도 눈에 띄게 줄었다. 사우디 예산 감축 여파로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수주액은 전년동기대비 44.4% 급감한 56억달러에 그쳤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현재 60달러 후반대인 국제유가가 80달러 후반까지 올라야 산유국 재정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일단 올 하반기까지는 잭팟으로 부를 만한 대형사업 수주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원유생산 확대와 선진국 및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국제유가 하락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중동을 비롯한 산유국 재정여건이 악화돼 해외건설공사 발주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 ▲ 이라크 바그다드의 원유시추시설. ⓒ연합뉴스
또다른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았던 우크라이나 재건시장도 지속된 전쟁 탓에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휴전협정 체결을 압박하고 있지만 오히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설사 휴전협정이 체결돼도 국내 건설사들이 설 자리는 넓지 않다는게 업계 중론이다.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이 현지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지만 아직 MOU(양해각서) 단계에 머물러 있고,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도 미국·유럽에 비해 턱없이 작기 때문이다.실제 2023년 삼성물산은 리비우 스마트시티 건설, 현대건설은 보리스필국제공항 인프라 확장사업 MOU를 현지 발주처와 체결했지만 이후 눈에 띄는 진척 상황은 없는 실정이다.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사업도 예산 부족에 직면했다.로이터 등 외신보도를 보면 인도네시아 국회는 연초 누산타라 신수도(IKN) 이전사업 예산으로 48조8000억루피아(약 4조1700억원)를 배정했다. 이는 기존 계획인 75조8000억루피아(6조4809억원)대비 64% 수준으로 축소된 액수다.이와관련 주무부처 수장인 도디 항고도(Dody Hanggodo) 공공사업부 장관은 신수도 이전사업과 관련된 예산집행이 사실상 '정지(freeze)' 상태라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의 신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트럼프표 '정책 불확실성'은 또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전방위 관세정책에 더해 나토(NATO) 회원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우방국을 상대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이는 장기적으로 유럽·중동국가들의 인프라부문 예산 및 신규발주 감소, 미국기업 우선순위 배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업계 분석이다.해외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전쟁, 트럼프 리스크까지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단기간내 신규시장 개척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기존 수주텃밭에서의 증액계약 위주로 수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