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근적외선 분광기법 기반 비침습적 관찰윤창호 교수팀 "치매 조기 치료기술 개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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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왼쪽),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배현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베타' 등 독성 단백질이 수면 중 뇌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거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공동연구: KAIST 전기전자공학부 배현민 교수)은 수면 중 뇌 청소 시스템으로 알려진 ‘아교임파계(Glymphatic System)’의 활성도를 무선·비침습 방식으로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근적외선 분광기법(Near Infrared Spectroscopy, NIRS)' 기반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아교임파계는 수면 중 뇌척수액이 뇌 조직 내부로 유입돼 아밀로이드 베타 등 노폐물들을 세척하고, 이들을 임파계를 통해 체외로 배출하는 뇌의 자정 시스템이다. 특히 이 과정은 수면 초기에 집중되며,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그러나 기존에는 사람의 수면 중 아교임파계 활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기 어려웠다. MRI는 조영제 주입과 제한된 시간 촬영 등 현실적 한계가 있었고, 반복 측정도 어렵기 때문이다.이에 연구팀은 수분 변화에 민감한 근적외선 센서를 기반으로 한 무선 장비를 이마에 부착해 뇌 내 체액의 흐름, 특히 뇌척수액의 유입량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장비는 700~1000나노미터(nm) 파장의 근적외선을 두개골을 통해 투과시켜 산란된 빛의 흡수율을 분석, 뇌 수분량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도출한다. 특히 수분에 민감한 925nm 파장을 중심으로 하며, 뇌혈류와 구분되는 체액만을 선별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이 적용됐다.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41명을 대상으로 수면 실험을 수행한 결과, 비렘수면(NREM) 진입 시 전두엽 뇌 수분량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수면 시작 후 첫 번째 깊은 수면 단계에서 수분량이 급격히 증가해 이 시점이 뇌 세척 활동의 핵심 구간임을 입증했다. 이는 동물실험에서 확인된 아교임파계 활성 패턴과도 일치하는 결과다.윤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자연 수면 중 뇌 청소 활동을 비침습적·정량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기술 개발 사례로, 수면의 질과 뇌 건강 간 연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전환점"이라며 "향후 치매 위험군 조기 선별, 수면 기반 치료 기술 개발, 개인 맞춤형 뇌 건강 평가 등 다양한 영역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뇌혈류대사학회 공식 학술지 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and Metabolism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향후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정용 웨어러블 뇌 건강 모니터링 장비 상용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