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가 프로젝트'로 한미 관세협상 핵심 역할정부, 고마움 표시도 잠시 노란봉투법 추진 강행조선·자동차·건설 등 하청 구조 산업 타격 불가피노사 신뢰 회복 분위기에 찬물… 경쟁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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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
한미 관세협상에서 ‘조선업 협력(MASGA·마스가) 프로젝트’를 앞세워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외교적 성과의 일등공신으로 떠오른 조선업계가 규제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이 역설적으로 조선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히게 될 전망으로, 우리 조선소 경쟁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4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2차 상법 개정안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이들 법안 중 어떤 법안을 먼저 처리할지를 두고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넓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노조나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노동자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산업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특히 이 법안은 조선, 자동차, 건설 등 대규모 하청 구조를 가진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대차의 협력사는 350여개의 1차 협력사를 비롯해 수천 곳에 달하며, 조선업계는 1000여개의 협력사를 보유 중이다. 노란봉투법 통과 시 이들 하청노조도 원청과 직접 교섭하게 됨은 물론, 파업 허용 범위도 크게 확대된다. 파업으로 발생한 손해 역시 면책된다.조선업계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서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전략적 협상 카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정부도 조선업계의 대미 투자와 기술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며 양국 협상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인정했다. 글로벌 외교의 일등공신이 된 조선업계는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노란봉투법이라는 규제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현재 한화오션을 제외한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HJ중공업 등 주요 조선업체들은 여름휴가 전 임금교섭 타결에 실패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며, 그 외 조선소 노조 역시 쟁의권 확보 절차를 진행 중으로 휴가 이후 파업의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조선업계에 어렵게 조성된 노사 간 화해 분위기도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오션은 2022년 6월 51일간 파업하며 도크를 점거한 하청노조를 상대로 제기했던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 취하를 검토 중이다. 원·하청 상생협력을 위한 결정에 노사 간 신뢰 회복 기류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노란봉투법 통과 시 이러한 노력도 물거품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산업계는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을 조장하고, 기업의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선업은 하청 구조가 복잡하고 협력사 의존도가 높아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비용 타격이 심각하다. 특히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노사 갈등이 심화하면 한국 조선업의 신뢰도와 경쟁력도 약화할 수 있다.조선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통과 시 불법적 수단에 의한 사업장 점거·설비 파손·위법 행위 등이 발생하더라도 피해보상이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현저히 약해진다”며 “이는 단순히 기업의 경영권 문제를 넘어 수주 일정, 납기, 품질, 글로벌 신뢰도 등 산업 전체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