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픽업트럭, 소형 승용·SUV, 전기 밴 등 공동 개발 발표'플랫폼 공유' 핵심 … GM, 현대차 소형차 플랫폼 공유받을 예정 GM서 한국GM 수출 모델 대체할 생산라인 구축 시 한국GM '위태'공동 개발 신차 '한국GM 배정' 전망도 … 협업 세부 사항 중요
  • ▲ 지난해 9월 메리 바라GM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 지난해 9월 메리 바라GM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략적 업무 협약을 맺고, 협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차량 5종을 공동 개발하는데 손을 맞잡기로 하면서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의 국내 사업 철수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GM의 주력 생산 차종인 소형차가 현대차와 GM의 협업 대상에 포함한 데다, GM이 정부 공적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약속한 한국 사업장 유지 시한(2027년)과 차량 양산 시점(2028년)이 맞물리면서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GM은 전일 중남미 시장용 ▲중형 픽업트럭 ▲소형 픽업 ▲소형 승용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4종의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1종 등 총 5종의 차세대 차량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전기차 굴기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차와 GM이 지난해 9월 맺은 '동맹'을 본격화한 것이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미국을 찾아 메리 바라 GM 회장과 회동하고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플랫폼 공유'로 풀이된다. 전기차·하이브리드카에 강점을 가진 현대차는 소형 차종 및 전기 상용밴 등 4종의 플랫폼 개발을, 픽업트럭에 강점을 가진 GM은 중형 픽업트럭 플랫폼 개발을 주도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문제는 이번 협업으로 한국GM의 역할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GM은 사실상 GM의 소형차 수출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GM은 장기간 국내에서 신차를 내놓지 못하며 내수 판매가 급감한데다 전체 수출 80% 이상을 북미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실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GM의 수출 물량 24만1234대 중 84.6%에 달하는 20만4345대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 중 주력 수출 차종은 소형 SUV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올해 상반기 총 16만3045대,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7만8189대가 수출돼 전체 수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GM의 협업은 한국GM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있다. 

    GM이 현대차와 이번 협업을 통해 미국 내에서 소형차를 직접 생산할 경우, 한국GM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의 주력 수출 모델을 대체할 생산 라인이 구축된다면,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 시장 철수설'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증폭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GM이 현대차로부터 소형차 플랫폼과 하이브리드 기술 등을 공유받는다면, 미국에서 새로운 소형차를 개발하는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이를 통해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경우 한국GM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대차와 GM이 공동 생산을 개시하는 시점인 2028년은 한국GM이 정부와 약속한 사업 유지 기간(2027년)과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기상 국내 사업 정리 가능성과 맞물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GM이 만일 현대차와 공동 개발하는 신차를 한국GM에 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GM을 생산기지로 활용할 경우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만큼 한국GM과 노조 측은 아직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아직 시작 단계이고 구체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기 때문에 확인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직 해당 협업에 대해 단정 짓기 어렵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면서 다방면으로 알아봐야 하고, 후속 프로그램 작업이 들어오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다음 달 10~11일 디트로이트에서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가 주관하는 포럼에 주목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과 메리 바라 기조연설에 나서기 때문이다. 

    업계는 두 사람이 이번 포럼 참석을 계기로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