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9일 이틀간 쟁의행위 찬반 투표'지부장 해고' 논란에 강대강 불가피협상보다 투쟁 … 정치적 속셈 담겼나
  • ▲ 한국GM 노조 조합원 전진대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 한국GM 노조 조합원 전진대회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GM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 노동조합이 쟁의권 확보에 나선다. 사측이 전국 9개 직영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일부 부지 매각 방침을 밝힌 가운데,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며 쟁의행위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임금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 절차에 들어가는 등 강경 투쟁에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GM 앞날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날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시행한다.

    한국GM 노조는 이미 지난 10일부터 본관 앞 릴레이 철야농성에 돌입한 상태로, 중앙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투쟁 수위를 조율하고 있다. 전일에는 임금 투쟁과 구조조정에 맞선 '임투 승리를 위한 전진대회'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는 등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만약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수 대비 찬성률이 50%를 넘기고, 중앙노동위원회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중노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파업 찬성이 가결될 확률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문제는 현재 한국GM 노사가 아직 교섭을 위한 첫 발짝도 떼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GM은 당초 지난달 28일 첫 교섭이 예정됐으나, 당일 자산 매각 계획을 기습적으로 발표하면서 제대로 된 임단협 절차를 밟지 못하게 됐다.

    이에 업계에선 한국GM 노조가 사실상 파업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노조는 임금 협상 상견례를 앞두고 사측이 도발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를 자극해 파업을 유도하고 강성 노조를 핑계 삼아 철수를 진행한다는 주장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노조와 상의나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이고 기습적으로 매각을 발표한 것"이라며 "작년부터 회사와 노사가 지속 가능성이란 핵심 의제를 가지고 어떻게 함께 나아갈 건지 의논하고 토론해왔는데 회사 측에서 신의를 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GM 노사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최근 지부장 해고 이후 노조가 교섭 자체를 거부하면서 협상 재개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GM은 지난 11일 안규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장에게 공문으로 해고를 통지했다.

    앞서 지난 2020년 노조 대의원이었던 안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간부들은 한국GM이 노조와 협의 없이 부평공장 조립 2공장의 생산 대수를 늘리자, 임원실을 항의 방문해 집기 등을 파손했다.

    이 사건으로 해고를 처분받은 안 지부장은 징계 무효 소송을 제기해 중앙노동위원회와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한 데 이어 지난 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계 확정판결을 받았다.

    노조 측은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지금까지 노사 파트너로서의 안 지부장의 지위를 인정해왔는데, 이제야 해고를 통보한 것은 임단협을 앞두고 노조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다만 사측은 "이는 대법원 징계 확정 판결 사안으로, 적법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 ▲ GM 한국사업장 부평 2공장 ⓒ연합뉴스
    ▲ GM 한국사업장 부평 2공장 ⓒ연합뉴스
    일각에선 한국GM 노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경영 상황이 악화할 대로 악화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노사 '강대강' 충돌이 지속되면 전체 공급망에 심각한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노사가 회사와의 임단협 상견례만큼은 나섰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역시 진통이 예상되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이날 제1차 임단협 교섭을 개최하고 노사 대표가 상견례를 진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사측의 자산 매각 발표 시점이 올해 임금 교섭 상견례 당일이었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행보를 도발 행위로 해석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견례는 진행해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순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의 500% 격려금 지급 등 요구안을 확정한 상태다. 노조 요구안대로 협상이 이뤄지면 성과급 등 인당 지급액이 6000만 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는 이와 더불어 한국GM 본사가 있는 인천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과의 접촉을 강화, 회사를 압박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국회나 지역사회를 통해서든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