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단체, 노조법 개정안 수정 촉구 공동성명타협점 모색… 사용자 범위·쟁의대상 축소해야산업 현장 혼란 최소화… 1년 이상 시간 가져야
  •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노동조합법 개정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국내 경제단체들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 개정되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의 시행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아울러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더라도 노동쟁의 대상에서 '사업경영상 결정'은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서 산업현장에 혼란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노란봉투법 철회를 지속해서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1일 해당 법안을 상정해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경제계의 '최소한의 대안' 수용을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18일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노동조합법 개정안 수정 촉구 경제 6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식엔 손경식 경총 회장 등 경제계 인사도 참석했다. 

    이날 경제 6단체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3조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산업현장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최소한의 노사관계 안정과 균형을 위해서라도 경제계 대안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제 6단체는 "그동안 경제계는 노동조합법 개정이 우리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변화인 만큼 사회적 대화를 통한 노사 간의 충분한 협의가 필요함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계는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이 근로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노란봉투법의 취지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상한을 시행령에서 별도로 정했다"라며 "급여도 압류하지 못하도록 대안을 만들어 국회에 적극적으로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경제 6단체는 "그 대신 사용자 범위 확대와 노동쟁의 개념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노동조합법 제2조 개정에 대해서는 우리 제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만큼 현행법을 유지해달라고 호소했다"라며 "그럼에도 국회에선 경제계의 제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 없이 노동계의 요구만 반영해 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노란봉투법 개정안은 '사용자의 범위'를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까지 확대해, 하청·용역·특수고용직 근로자에게도 단체교섭권과 파업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경제 6단체는 특히 사용자 범위는 현행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6단체는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할 경우, 수십, 수백 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해 원청 사업주는 건건이 대응할 수가 없게 된다"라며 "이 경우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더라도 노동쟁의 대상에서 '사업경영상 결정'은 반드시 제외해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노동쟁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산업 구조조정은 물론 해외 투자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된다면 우리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특히 법이 개정되더라도 최소한 1년 이상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6단체는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을 가지고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법 개정은 우리 노사관계에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중대한 변화"라며 "지금이라도 국회가 근로자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제계의 대안을 깊이 있게 고려해 수용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하게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