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10.1조, R&D·신산업 44.3조 등 초혁신경제 대폭 투자보건·복지·고용 분야에 역대 최대인 269조원 배분지방재정 자율성 늘리는 포괄보조금 10조원 확대역대 최대 27조원 규모 지출 구조조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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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년 예산안 인포그래픽. ⓒ기획재정부
정부가 2026년 예산안을 총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 본예산 673조3000억원 대비 54조7000억원(8.1%)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4.0%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늘고, GDP 대비 국가채무는 51.6%로 전년 대비 3.5%p 증가한다.분야별로 보면, 보건·복지·고용에 지출되는 예산이 269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예산 증가율은 올해 대비 19.3% 증액된 연구개발(R&D) 분야가 가장 컸다. 미국발 국방비 인상 압박으로 관심을 끈 국방 예산은 올해 61조2000억원에서 내년 66조3000억원으로 8.2% 늘었다.정부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728조원 규모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2026년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그간 지속된 경기 부진 흐름이 최근 반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되살린 회복의 불씨를 성장의 불꽃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재정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내년 예산안에서 줄일 것은 대폭 줄이거나 없애고, 해야 할 일에는 과감히 투자해 성과 중심의 재정 운용에 집중했다"고 했다.우선 늘어난 재원의 대부분은 인공지능(AI)·연구개발(R&D)·초혁신경제 선도 산업 등 국가의 미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분야에 집중 배분된다. 특히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AI 분야에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이 투입된다.국내의 우수한 제조 역량·데이터를 활용해 피지컬 AI를 선도할 수 있도록 로봇·자동차·조선·제조 등 주요 산업 분야에 대해 5년간 약 6조원을 투자,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AX(인공지능전환)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수 있는 지역 거점을 조성할 방침이다.국민 생활에 밀접한 제품 300개에 신속히 AI를 적용하는 'AX-Sprint 300' 사업에도 9000억원을 투자하는 가하면 복지, 납세, 신약 심사, 순찰, 산불 탐지 등 공공부문에도 2000억원을 투자해 AI를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또 AI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기 위해 AI·AX 대학원 24개교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하며, AI 산업에 필수적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5000장을 추가로 구매해 정부 구매 목표 3만5000장을 조기에 확보할 예정이다.내년 R&D 예산은 3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인 19.3% 늘렸다. 먼저 AI(A)·바이오(B)·콘텐츠(C)·방산(D)·에너지(E)·제조(F)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가 전년 대비 2조6000억원 늘어난다.이와 관련, 첨단인력 3만3000명 확보를 위해 첨단 분야 국내 인재 양성·해외 인재 유치·고급 인재 유출 방지 등 3대 인재 확보 프로젝트에 1조4000억원이 투입된다.첨단산업 분야의 유망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5년간 100조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를 신규로 조성하기 위해 내년에 재정 1조원을 투입하고, 모태펀드에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을 출자해 잠재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기로 했다.우리 문화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을 발판으로 삼아 K-컬쳐 글로벌 확산을 위한 한류 연계 붐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 올해 2조3000억원 대비 9000억원 늘어난 3조2000억원으로 편성했다.이를 기반으로 외래 관광객 4만명에게 저렴한 금액으로 교통 이용과 관광지 입장이 가능한 K-관광 패스를 제공하고, K-푸드·뷰티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플래그쉽 스토어·유통망·컨설팅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
- ▲ 2026년도 예산안 중점 투자 방향. ⓒ기획재정부
대미 관세 협상을 차질 없이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에 국비 1조9000억원을 투입하고, 미 함정 유지보수(MRO) 등 조선산업 글로벌 협력도 적극 지원한다.관세 피해를 입은 800개 기업에는 긴급지원바우처를 신규로 제공해 관세 피해 분석 및 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K-유통플랫폼 해외진출 지원을 신설해 2조2000억원을 투입한다.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가속화하기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우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위한 융자·보조 규모를 5000억원에서 9000억원 수준까지 대폭 확대한 것이 눈에 띈다.RE100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전력망 선제 구축에 250억원,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으로 차세대 전력망 산업 육성에 702억원 등을 새롭게 투자하며, 내연차를 처분하고 전기차를 구매하는 경우 최대 10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해 무공해차 보급도 촉진한다.아울러 거점국립대를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한 교육·연구 허브로 혁신하기 위해 9000억원을, 지역 의료기관 시설·장비 보강을 위해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광역 철도 교통망 구축에도 1조7000억원을 지원해 지역간 접근성을 강화할 방침이다.농어촌 인구감소지역(6개 군)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도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 상한은 만 7세에서 8세까지, 아이돌봄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200%에서 250%까지 확대한다.지역이 자율적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편성하는 포괄보조 규모도 3조8000억원에서 10조6000억원으로 약 3배 이상 대폭 확대한다.특히 청년 세대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월 납입한도 50만원의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하고 정부가 6% 또는 12%를 매칭 지원하기로 했다.월 5~6만원으로 지역 제한없이 지하철·버스를 최대 20만원까지 이용 가능한 대중교통 정액패스를 새롭게 도입하고, 청년·신혼부부 등 주거 안정을 위해 2026년에 19만4000호, 2030년까지 총 110만호의 공적주택을 공급한다.산업 재해 예방과 고용 안전망 강화를 위한 투자는 16조원에서 17조6000억원으로 확대된다. 추락, 끼임 등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필수 시설·장비 지원 확충과 도산 사업장이 체불한 임금을 국가가 대지급하는 기간을 6개월까지 2배 늘리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국방 분야에선 AI·드론·한국형 전투기 등 첨단 무기 개발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남북협력기금 예산은 약 2000억원 증액해 1조원까지 확대했다. 초급 간부 보수를 최대 6.6% 인상하고 장기 복무하는 경우 월 30만원의 매칭을 지원하는 내일준비적금을 신설했다.구 부총리는 전날 예산안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25년 본예산 기준 GDP 대비 48% 수준이었던 국가채무 규모가 2029년 58%까지 10%p 증가하는데 너무 가파르게 오르는 것 아닌가', '수입 증가보다 지출증가율이 계속 높은 구조인데 나라살림이 지속 가능한 것인지' 등 질문에 "현 시점은 AI 대전환 시대"라며 "피지컬 AI에 뒤진다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지난 정부에서 지출 증가율을 낮춰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졌다"며 "내년 예산을 늘리되 지출 구조조정을 예년보다 더 많이 하고, 그 대신 그 여력을 우리의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서 다시 재정건전성이 확보되는 선순환 구조를 생각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