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첫째 주 관행 깨고 한 달 앞당길 듯 국정감사·APEC 등 대외 일정 겹쳐 선제 대응23년 이후 부회장단 축소 … 컨트롤타워 보강 필요
-
- ▲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SK하이닉스
SK그룹이 정기 인사 불문율을 깨고 11월 초 조기 인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불확실성 지속, 국내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이 예상되면서 기민한 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관전 포인트는 AI 메모리 호황을 이끈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다.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11월 초 조기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유력하다. 통상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맞춰 왔던 정기인사 관행을 깨고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기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4대 그룹 중 가장 늦게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가장 먼저 포문을 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11월에 정기인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이례적 조기 인사 배경으로는 10월 국정감사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대외 일정이 집중된 점이 거론된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기업인들을 직접 챙기며 행사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 초 인사를 마친 뒤 CEO 세미나와 AI 서밋 등 연례행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동시에 내년에도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민하게 선제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AX(인공지능 전환)을 그룹 최우선 과제로 두고 고강도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정유·반도체 등의 주력 사업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내도 3%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등으로 경영 환경의 급변이 예상된다.조기 인사 단행설과 관련해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의 승진 여부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곽 사장은 꾸준히 부회장 승진 1순위로 거론돼왔다. 작년에도 SK하이닉스의 약진에 힘입어 새 부회장단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돼왔지만 불발됐다.올해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3세대 연속 시장 1위, 글로벌 D램 시장 1위, 시가총액 200조원 돌파 등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초 321단 낸드 플래시 양산, 세계 최초 HBM4 12단 샘플 공급, 매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경신 등 성과도 지속하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 적기에 올라탄 데는 엔지니어 출신인 그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재무적 측면에서도 성과가 가시화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내부적으로 순현금을 달성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만 1조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현금흐름 1조5000억원 이상을 개선했다. 올해 2분기 말에도 SK하이닉스의 순차입금은 4조8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 줄었다. HBM 수요 호조에 따라 현금창출력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곽 사장이 올해 들어 그룹 전면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최태원 회장의 바톤을 이어받아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으로도 당선됐으며, 지난달 이천포럼에서도 개막연설을 맡았다.당시 곽 사장은 “문 닫기 직전까지 갔던 회사가 SK를 만나면서 세계 최초 HBM 개발, 글로벌 D램 시장 1위, 시총 200조원 달성 등 도약을 이뤄냈다. 이 모든 과정은 SK의 과감한 투자,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 덕분이었다”고 말했다.그룹 차원에서도 2022년 이후 부회장 승진자가 없어 보강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대식·박정호·김준 등 그룹을 이끌어오던 부회장단은 2023년 12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현재 장동현 부회장만 현재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소통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컨트롤타워를 보강하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SK 인사에서도 SK하이닉스 출신 인물들의 계열사 이동이 대거 이뤄진 바 있다”면서 “다만 여전히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 작업이 진행 중인만큼 승진 인사에는 보수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