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11월 APEC 정상회의 이후 연말인사 본격화 전망금융지주·은행 수장 임기 만료 앞둬 … 후임 선임 작업 착수증권·보험 등 금융그룹 계열사 CEO 상당수도 연말연초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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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국발(發) 관세 리스크, '노란봉투법' 등 극심한 불확실성으로 연말인사를 서두르는 가운데, 금융권 주요 금융지주·은행의 수장들 또한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대규모 인사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초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삼성전자·SK·현대차·LG·롯데 등 5대 그룹을 중심으로 연말인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는 예년보다 최소 3주가량 빨라진 수준으로 미국 관세, 중국 공세 등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과 노란봉투법 등 더욱 어려워진 국내 경영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계 안팎에선 올해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먼저 재계 1위 삼성전자는 다음 달 사장단 정기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했지만, 최근 2년 동안 11월 말에 인사가 이뤄져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올해 인사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난 뒤 처음으로 단행되는 인사로 성과주의를 유지하되 '뉴 삼성'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SK도 통상 12월 첫째 주에 발표하던 정기인사를 11월로 앞당길 전망이다. 내년도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CEO 세미나'에 새로운 경영진을 참여시키겠다는 판단에서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지난달 말 열린 ‘2025 울산포럼’에서 "인사 시기는 유동적"이라며 "빨라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4대 그룹 중 연말 인사를 가장 늦게 하던 현대차그룹은 오는 12월 연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등 글로벌 사업 효율화와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로봇, AAM(미래항공교통) 등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가 올해 인사의 최대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11월 말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가 이뤄졌지만, 최근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그룹 내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올해는 다소 앞당겨질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 열린 두 차례의 사장단 회의에서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야 한다"며 '구조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밖에 올해 잇단 산업재해를 경험한 포스코그룹은 안전을 최우선을 내건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미 지난 8월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한화그룹은 11월께 소폭 임원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매년 11월 중순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한 HD현대도 조선업 호황세를 이어가기 위해 시기를 앞당길 것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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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금융권에서도 인사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와 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 은행의 수장으로 누가 낙점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지난 2023년 3월 취임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이에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지난달 26일 차기 회장 후보군 심의 기준 등을 논의했다. 회추위는 11월 말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추린 뒤 12월 초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최종 확대 회추위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후보는 이사회의 적정성 심의를 거쳐 내년 3월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승인된다.

    우리금융지주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 선임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3년 3월 24일 취임한 임종룡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모범 관행 기준으로는 12월에 논의를 시작해도 문제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최종 후보를 연말이나 연초에 결정하는 만큼 이달이나 11월 중 임추위가 가동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은 지난 7월 26일 윤희성 전 행장 퇴임 후 두 달 넘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고 있다. 수은 행장은 법령에 따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인사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정부의 경제·금융 관련 조직개편 방향이 어느 정도 정리된 데 따라 조만간 공석이 메워질 전망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의 임기(3년)도 내년 1월 2일로 끝난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선임하는 자리다.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의 CEO 상당수도 연말·연초 교체를 앞두고 있다.

    KB금융그룹에선 ▲KB증권 이홍구·김성현 대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성채현 KB부동산신탁 대표 ▲서혜자 KB저축은행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로 만료된다.

    신한금융그룹에서도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끝난다.

    하나금융그룹도 연말 전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사장 ▲정해성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사장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사장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사장의 후임을 정해야 한다.

    우리금융그룹에서는 ▲기동호 우리캐피탈 대표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 ▲김범석 우리자산신탁 대표 ▲이석태 우리저축은행 대표 ▲최승재 우리자산운용 대표 ▲김창규 우리벤처파트너스 대표 ▲강신국 PE자산운용 대표 ▲김건호 우리에프앤아이 대표 ▲정현옥 우리신용정보 대표 ▲유도현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백수 우리에프아이에스 대표의 임기가 올해 말~내년 3월 만료된다.

    NH농협금융그룹에서는 내년 3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와 임정수 NH농협리츠운용 대표가 임기를 마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자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NH농협리츠운용은 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