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59% 상승해 사상 첫 3600대 돌파 … 코스닥은 약보합美 S&P500·나스닥 지수 및 日 닛케이225 지수, 연휴 간 최고치“국장 상승 여력 충분 … 3분기 실적 시즌 속 옥석 가리기 필요”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추석 명절 ‘황금연휴’에 따른 긴 휴장 기간을 마치고 첫 개장일을 맞았다. 시장에서는 연휴 사이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최고치를 경신한 데다 반도체 업종의 상승 모멘텀까지 맞물리면서 코스피도 랠리를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3549.21)보다 56.42포인트(1.59%) 오른 3605.63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48.90포인트(1.38%) 상승한 3598.11로 출발한 뒤 오름폭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코스피 지수가 3600대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1965억원, 3749억원을 순매도 중인 반면 외국인은 5625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거래량은 1억4980만주, 거래대금은 7조3295억원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개 종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51%, 8.60% 급등세를 보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0.50%) ▲삼성전자우(6.86%) ▲두산에너빌리티(5.40%) 등이 동반 강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11.03%)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 ▲HD현대중공업(-3.03%) ▲현대차(-0.68%) ▲KB금융(-3.17%)은 약세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장(854.25)보다 2.58포인트(-0.30%) 내린 851.67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은 877억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으며 개인은 868억원, 외국인은 106억원어치씩 각각 사들이는 중이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은 레인보우로보틱스(2.11%)를 제외한 ▲알테오젠(-3.08%) ▲에코프로비엠(-3.27%) ▲펩트론(-3.66%) ▲에코프로(-2.01%) ▲파마리서치(-2.91%) ▲리가켐바이오(-0.85%) ▲에이비엘바이오(-1.78%) ▲삼천당제약(-2.32%) ▲HLB(-2.37%) 모두 하락 중이다.

    앞서 코스피는 명절 직전인 지난 2일 3500대를 돌파하고 3549.21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가 3500대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후 연휴가 시작되면서 총 5거래일간 휴장에 돌입했다.

    이 기간 글로벌 주요국 증시에는 훈풍이 불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증시는 AI(인공지능) 모멘텀과 신정부 기대감 등이 호재로 작용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8일(현지 시각) 기준 전장보다 39.13포인트(0.58%) 오른 6753.72에 거래를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55.02포인트(1.12%) 상승한 2만3043.38로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AI 낙관론’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는 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오픈AI가 향후 5년간 AMD의 MI450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총 6기가와트(GW) 규모로 도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AMD는 오픈AI에 자사 지분 최대 10%를 인수할 수 있는 선택권도 부여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발언도 AI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8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컴퓨팅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AI 모델이 단순한 질문 응답을 넘어 복잡한 추론을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면서 올해, 특히 지난 6개월 동안 컴퓨팅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 시리즈에 대해서도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정말, 정말 높다"며 "우리는 새로운 인프라 확충의 시작점, 즉 새로운 산업혁명의 출발점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iM증권 리서치본부는 “연휴 간 글로벌 증시 강세는 지속됐는데, 특히 반도체는 오픈AI와 AMD 협약 체결 소식에 긍정적인 모습 보이며 글로벌 반도체 전반 강세 심리를 견인했다”며 “오라클의 마진 압박 이슈도 있었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AI 산업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가 이어지며 우려를 불식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증시의 경우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지난 6일 2175.26포인트(4.75%) 급등한 4만7944.76으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9일에도 845.45포인트(1.77%) 오른 4만8580.44로 거래를 마쳐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이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재가 이달 중순께 총리직에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다카이치 총재가 ‘아베노믹스’를 계승해 재정 확대와 완화적 금융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큰 폭의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재정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자민당이 중의원(하원)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고 장기금리는 이미 높아 10월 통화정책에서 금리인상의 지연 정도만 확인하면 될 것”이라며 “선거 결과는 엔화, 닛케이 지수에 한차례 강력하게 반영됐고 반영 폭이 크거나 실제 정책이 기대만큼 못하면 되돌림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황금연휴를 마친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 훈풍에 올라탈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당분간 미국 증시의 AI 강세장에 힘입어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의 반도체가 미국의 AI 투자 밸류체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코스피는 미국의 AI 강세장에 연동되는 시장으로 매력도가 재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 상향은 전체 사이클의 약 20% 정도만 진행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반도체 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아직 충분히 공격적이지 않다는 의미”라며 “실제 반도체 이익률 추정치는 과거 고점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향후 추가 상향 조정 여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10월부터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하는 만큼 이익 모멘텀이 높은 종목들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재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미국과 세계 확장재정 추세는 주식시장에 우호적 동력”이라며 “최근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종목과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