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서울대·세브란스 공동연구, 국내 4395명 코호트 분석중등도 협착 단독보다 심장사망·심부전 입원 위험 1.5배↑…중증과 유사 수준
-
- ▲ ⓒ삼성서울병원
대동맥판막이 두꺼워져 열리지 않는 대동맥판막협착과 판막이 헐거워 피가 거꾸로 흐르는 대동맥판막역류를 동시에 가진 환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국내 다기관 연구 결과가 나왔다.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김지훈·손지희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진행한 공동 연구에서 중등도 대동맥판막협착과 중등도 대동맥판막역류가 동반된 환자의 예후가 중증 환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 심장영상학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Cardiovascular Imaging, IF=6.6)'에 게재됐다.심장의 판막은 피가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조절하는 '문' 역할을 한다.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한 대동맥판막이 노화 등으로 인해 두꺼워져 잘 열리지 않거나 헐거워져 닫히지 않으면, 심장이 혈액을 내보내기 어렵거나 피가 역류해 심장 기능이 저하된다. 이로 인해 호흡곤란, 흉통, 심부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방치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판막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심장판막질환 유병률은 2010년 9.89%에서 2023년 17.03%로 증가했다. 단일 판막질환뿐 아니라 협착과 역류가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 질환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집된 한국다기관판막질환코호트(총 4395명)를 분석했다. 환자 중앙 연령은 76세였으며, 이들을 ▲중등도 협착·역류 복합 환자(224명) ▲중증 협착 환자(1996명) ▲중등도 협착 단독 환자(2175명)로 구분해 추적 관찰했다.그 결과, 협착·역류 복합 환자는 심부전 입원 및 심장사망 위험이 중등도 협착 단독 환자보다 1.49배 높았고, 중증 협착 환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과 남성에서 위험이 더욱 두드러졌다.이번 결과는 대동맥판막질환이 중증 단계가 아니더라도, 협착과 역류가 동시에 존재할 경우에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기존에는 중등도 환자의 경우 수술보다는 경과 관찰이 일반적이었지만, 복합증상 환자에서는 중증 환자에 준하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는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연구를 주도한 박성지 교수(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이미징센터장)는 "한국을 대표하는 3개 병원이 협력해 수행한 세계적 수준의 코호트 연구로, 중등도 대동맥판막 복합질환 환자의 예후를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결과는 향후 판막질환 환자의 조기 치료전략과 임상 가이드라인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삼성서울병원은 순환기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기반 심장판막질환센터를 운영하며, 판막성형술·판막치환술·최소침습판막수술을 비롯해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 마이트라클립을 이용한 승모판막성형술(TEER), 경피적승모판막재치환술(TMVR) 등 고난도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