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사상 최대 … 환전 수요에 환율상승 압력↑당국 구두 개입 후 원·달러 환율 1440원대로 하락한은·기재부 실개입 추정 … 환율 방어 의지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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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는 등 7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면서 한국은행 총재, 경제부총리 등 국내 경제 사령탑들이 연달아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달러 강세 기조 속 당국이 과열 진화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이들의 발언 이후 실제 개입으로 보이는 달러 매도세까지 등장하면서 환율은 다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외환시장 '전면 진화'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46.4원에 최종 호가됐다. 스왑포인트를 반영한 환율은 1448.6원으로 0.58% 하락했다.앞서 금융당국은 달러 강세 기조 속 과열 진화에 나섰다.실제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은 1474.90원까지 치솟았다. 서학개미의 공격적 투자에 환전 수요가 폭발한 점이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는 해외 주식을 총 36억3000만 달러(약 5조3000억 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기록이다. 개인들의 달러 매수 수요와 외국인의 원화 매도 수요가 겹쳐 결과적으로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응 지난 14일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라며 강도 높은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고, 시장 흐름은 즉시 뒤집혔다.발언 직후 호가창에는 대규모 달러 매도 물량이 등장했다. 외환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환율은 불과 몇 분 만에 1459.0원(-15원)까지 수직 하락했다.하락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매도세가 이어지며 환율은 1455.9원까지 추가로 밀렸고, 오전 9시 53분 기준으로는 전날 주간 종가 대비 8.9원 내린 1458.8원에 거래됐다.이날 환율이 이처럼 큰 폭으로 밀린 것은 대내외 여건만 놓고 보면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 시장의 공통된 판단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1480원 돌파 가능성이 커지던 구간이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당국이 과열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치를 꺼내 들었다"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이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급등세를 보이던 환율 흐름에 제동을 건 바 있다.앞서 이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변동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환율이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개입할 의향이 있다"라고 말했다.결국 이창용 총재의 선제 경고, 구윤철 부총리의 구두 개입, 실개입 추정 흐름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가 시장에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이 같은 개입 신호가 시장에 강하게 작용한 만큼, 정부는 후속 안정 조치 마련에도 착수한 모습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외환·금융당국은 환율상승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주체들과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이와 함께 한미 간 '외환시장 안정' 합의가 명문화된 점도 환율 안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 14일 발표된 한미 공동 팩트시트에는 한국의 2000억 달러 대미 투자 이행 과정에서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이 별도 항목으로 담겼다.미국은 어느 특정 연도에도 연간 200억 달러를 초과하는 조달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명시했고, 한국은 시장 매수 방식이 아닌 대체 조달을 통해 환율 영향 최소화에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투자 이행 과정에서 시장 불안이 예상될 경우 조달 시점이나 규모 조정을 한국이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도 확인되면서, 자금 조달이 단기간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는 위험은 일부 완화됐다는 평가다.다만 조정 요청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신의 있는 검토" 수준에 그쳐 실제 구속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당국의 개입 효과 역시 단기에 그치면 환율이 다시 1470원대로 되돌아갈 가능성도 거론된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구두 개입의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나려면 실제 정책 대응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만약 일시적 효과에 그친다면 변동성 확대뿐 아니라 연말·연초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