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물 매입부터 제품 개발, 마케팅까지 AI 속속 도입AWS, 오픈AI 등 '기반'된 인프라 문제 발생시 연쇄 영향 받아클라우드 플레어 사태 이전 구글클라우드도 오류 … 치명적 문제 발생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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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웰푸드
    AI는 이제 유통과 식품 산업의 운영 전반을 움직이는 필수 인프라가 됐다. 효율과 편의는 크게 높아졌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장애처럼 단 한 번의 시스템 오류가 물류·결제·검색·예측을 동시에 멈추게 만드는 취약성도 드러나고 있다. 자동화에 따른 인력 축소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대응 능력은 더 약해지는 상황이다. 뉴데일리는 ‘AI의 역습’ 기획을 통해 산업 곳곳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위험, 그리고 유통 기업들이 맞닥뜨린 새로운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식품업계가 제품 개발부터 원물 수매, 마케팅과 물류까지 전 분야에 AI(인공지능)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통해 효율성과 편의성은 크게 증가했지만 최근 발생한 클라우드 플레어 사태와 같이 인프라 구간에서 발생한 장애에 직접적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졌다.

    ◇ 식품업계 화두는 AI … 사업 구분도 없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업계는 활성화된 AI를 사업 각 구간에 적용하고 있다. 사람을 통해 발생하는 ‘휴먼에러’를 줄이거나, 혹은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동선의 낭비 등을 최적화애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미 생산 공정에서 AI는 대부분 적용돼있다. 생성형 AI를 통해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류센터 내에서 최적의 동선을 찾아내거나, 라스트마일 단계에서 가장 빠르고 안전한 경로를 시뮬레이션해 실제 운용에 나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재 식품업계에서는 자사들의 차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 즉 라스트마일 직전까지의 구간에서 다양한 AI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 영향을 받아 출렁이는 원재료 수급도 AI를 통해 효과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원재료 시세를 예측하는 AI 구매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국제 곡물가격과 환율, 운송비 등을 분석해 최적의 구매 시기를 알려주는 것.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가격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팜유의 경우 일일 예측 정확도가 90%에 이른다.

    동원그룹은 자체 AI 플랫폼을 적용함과 동시에 인재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2월 공식 출범한 AI 대규모언어 모델 플랫폼인 동원GPT가 그것. 

    메일과 보고서 작성 지원, 빅데이터 분석부터 제품의 포장 용기 디자인, 물류센터의 재고관리까지 활용하고 있다. 동원GPT는 오픈AI의 최신 GPT4.0을 기반으로 하는 AI 플랫폼으로 현장과 실무에 적극적으로 접목시킬 수 있다.

    대상그룹도 자체 AI 플랫폼을 전사에 도입, AI 플랫폼 대상 AI를 새롭게 도입했다. 웹 검색부터 자료 요약, 보고서 작성 등 반복적인 작업을 AI가 대신 할 수 있도록 한다. 사람은 추가적으로 확보한 시간을 통해 창의적이고 깊은 고민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SPC그룹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다.

    파리바게뜨는 예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전 역량검사와 인터뷰에 AI를 도입하면서 데이터 분석 AI를 창업에 활용하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AI 신제품 개발(NPD)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맛 키워드를 도출한 뒤, AI가 최적의 조합을 제안하는 형태다. 

    이밖에 커피앳웍스에서도 AI 추천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다. 고객이 간단한 설문에 응답하면 AI가 생두 블렌딩을 제안하고 이를 기반으로 나만의 원두를 제작할 수 있다. 현재는 초기 단계지만, 향후에는 주문 이력 연동과 키워드 기반 추천 등 고도화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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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노바나나
    ◇ 거대한 AI의 성 … 주춧돌이 빠지면 위험

    문제는 이러한 AI들은 대부분 연결돼있어 하나의 주춧돌만 자칫 잘못돼도 연쇄적으로 멈추거나 데이터에 손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최근 글로벌 클라우드·서버 인프라가 급증하는 AI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현상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플레어 오류나 구글클라우드 모두 이러한 위험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예다.

    물류센터의 경우 AI를 기반으로한 WMS(창고관리시스템), AMR(자율주행로봇), 예측 기반 재고 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AI 서버가 지연되거나 멈추게 되면, 재고 수량이 실시간으로 집계되지 않거나, 피킹 로봇이 경로를 인지하지 못해 멈추게 된다.

    또 출고 우선순위 판단 알고리즘이 멈춰 출고가 지연되거나 온도 관리 시스템이 멈춰 식품 안전이 위협받게 된다. 즉 단순이 물류가 지연된다는 정도가 아니라, 신선식품 전체의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각 점포에서 POS기기를 통해 결제를 진행하는 만큼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 온라인결제 시스템과 POS 역시 AI 기반 수요예측 및 리스크 필터링을 활용하기 때문.

    또 배달앱이나 자사몰 주문 접수에 오류가 생기거나, 실시간 재고 연동을 확인할 수 없다. 또 부정결제 탐지 시스템이 중단하면서 결제 자체가 차단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식품 프랜차이즈 산업 전체가 AI로 관리되는 것은 아닌 만큼 대응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전 과정에서 AI가 도입된 부분은 일부분”이라면서 “생산공정에도 적용돼있지만 ‘AI 문제’만으로 공정이 중단되거나 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조치할 수 있는 대응도 내부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일부 가맹점에서 고객수요와 소비량 등을 AI가 확인해 자동으로 발주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문제가 생기면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본사에도 점포를 관리하는 인력이 있고, 점포에서도 사람이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때문에 (AI 오류로) 영업이 중단된다거나 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