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상품선별·고객 쇼핑 도움까지 AI 활약 증가AI, 업계에서 필수지만 … 장애 발생 대책은 빈약"문제가 생겼을 때 대비할 백업 반드시 확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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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는 이제 유통과 식품 산업의 운영 전반을 움직이는 필수 인프라가 됐다. 효율과 편의는 크게 높아졌지만, 글로벌 클라우드 장애처럼 단 한 번의 시스템 오류가 물류·결제·검색·예측을 동시에 멈추게 만드는 취약성도 드러나고 있다. 자동화에 따른 인력 축소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대응 능력은 더 약해지는 상황이다. 뉴데일리는 ‘AI의 역습’ 기획을 통해 산업 곳곳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위험, 그리고 유통 기업들이 맞닥뜨린 새로운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유통업계가 재고관리와 수요예측, 물류 자동화 등 핵심 운영에 인공지능(AI)을 빠르게 도입하면서 이른바 ‘AI 혁신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AI 기술을 전면 배치하고 있으며, 일부 영역에서는 사람이 수행하던 판단·분류·예측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AI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 업계 전체가 받는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단일 인프라 고장만으로도 물류센터 운영·상품 배치·결제 시스템·무인매장 운영 등 전방위가 마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쿠팡은 주문 예측 알고리즘이 수백만 건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시간대별 수요를 정밀 예측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주요 FC(풀필먼트센터)에 상품을 ‘사전 배치(pre-positioning)’해 주문 즉시 출고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만약 AI 예측 정확도가 낮아지면, 특정 지역에서 동시 품절 또는 재고 과잉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면 이는 곧바로 배송 지연·비효율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과일 선별 과정에서도 AI는 이미 필수 기술이 됐다.

    롯데마트는 2022년부터 멜론·사과·수박·참외·샤인머스캣에 AI 선별 기술을 적용했고, 지난해 감귤에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 감귤의 약 25% 이상을 AI 선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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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생성형 AI 기반 쇼핑 도우미 ‘헤이디(HEYDY)’를 도입해 고객 동선을 실시간 분석하며, GS25는 AI 기반 완전 무인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은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이미지·텍스트를 통합 분석하는 ‘쓱렌즈’를 고도화하고 있다.

    AI가 상품 선별부터 재고 배치, 수요 예측, 고객 추천, 결제·운영 자동화에 이르기까지 유통 전 과정에 개입하면서, 업계는 이제 AI를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장애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온라인의 경우 AI 예측 오류나 시스템 정지 시에는 지역별 재고 부족 사태나 특정 센터 재고 폭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출고 시간에 변동이 생기면서 배송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상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상품 취소 및 환불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무인매장이라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시 문을 닫아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무인매장은 AI가 얼굴·행동 패턴·상품 인식 등을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단 몇 초만 멈춰도 매장 전체 운영이 정지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장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연쇄적인 문제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조 체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블룸버그는 "장애 발생 전에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핵심 리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비할 백업을 확보하고 반드시 필요한 기능만큼은 자체 서버로 보조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