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작은 캠페인, 효율성과 비용 관리 위해 AI 사용" 반발에 영상 내려가… "책임 있는 AI 사용안 마련해야 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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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cool NB Liquor 광고 영상. ⓒ글로벌 뉴스 영상 갈무리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는 스웨터를 입은 한 커플이 와인 한 병과 맥주팩을 들고 초인종을 누른 뒤 서로를 보며 즐겁게 웃는다. 알코올 NB 리큐르(Alcool NB Liquor)의 광고로, 캐나다 뉴브런즈윅(New Brunswick) 주민들에게 NB Liquor에 들러 선물을 준비하라고 권한다. AI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이다.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뉴브런즈윅 주정부 산하 공기업이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공개했다가 지역 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광고를 철회했다.지난해 NB Liquor의 크리스마스 광고를 촬영했던 프리랜서 촬영감독 피에르-뤼크 아르세노(Pierre-Luc Arseneau)는 "당시 약 20명이 이틀 동안 함께 작업했다. 하지만 올해 SNS에 공개된 광고를 보고 슬펐다"고 전했다.이 AI 광고가 더욱 논란이 된 이유는 NB Liquor가 뉴브런즈윅 주정부가 소유한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에선 각 주가 주류 판매를 관리하는데, 뉴브런즈윅에서는 이 기관이 주류의 수입·도매·소매·규제 전반을 맡고 있다.피에르-뤼크 아르세노 감독은 "민간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AI를 쓰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정부 산하기관이 이런 방식을 택한 건 놀랍다"고 덧붙였다.뉴브런즈윅대학의 교수이자 크리에이터이기도 한 로버트 그레이(Robert Gray)도 분노를 표했다. 로버트 그레이 교수는 "이 광고는 게으르고, 상상력도 없고, 뉴브런즈윅의 크리에이터들을 모욕하는 일"이라며 "진짜 뉴브런즈윅 사람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이를 놓친 것"이라고 비판했다.플로랑스 구통(Florence Gouton) NB Liquor 대변인은 "우리는 다양한 에이전시들과 일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여러 AI 도구가 사용된다. 올해처럼 규모가 작은 캠페인의 경우, 효율성과 비용 관리를 위해 애니메이션이나 AI 사용을 검토했다"며 "AI가 우리 팀이나 크리에이티브 디렉션을 대체한 것은 아니다. 콘셉트, 스토리 등은 여전히 우리 팀이 주도했다"고 강조했다.여론이 악화되자 회사는 해당 광고를 유료 집행에서 일시 중단했고, 원본 영상 또한 내려간 상태다. - AI 광고 논란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여름, 패션 매거진 보그(Vogue) 미국판에 실린 '게스(Guess)'의 광고가 AI로 생성된 이미지였음이 확인됐다. 전형적인 금발 미인의 이미지로, AI를 통해 비현실적 미를 강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코카콜라 또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크리스마스 시즌 광고에 AI를 사용해 많은 혹평을 받았다.AI 도입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업계의 책임 있는 대비는 뒤따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The Interactive Advertising Bureau, IAB)에 따르면 58%의 마케터들이 향후 1년 동안 크리에이티브 생성에 AI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동시에, 70%는 이미 AI 관련 사고를 겪었다고 답했다.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 편향되거나 부적절한 콘텐츠, 브랜드 톤·가이드라인과 어긋난 콘텐츠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혔다.그 결과 41%는 광고를 일시 중단하거나 철회했고, 37%는 브랜드 손상 또는 PR 문제 발생, 30%는 내부 감사를 진행하는 등의 위험을 겪었다.IAB 관계자는 "명확한 책임 구조가 없으면 리스크는 쉽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며 "지금이 바로 업계가 함께 나서 공통 기준, 강력한 도구, 책임 있는 AI 사용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한편 IAB의 해당 연구는 미국 내 직원 50인 이상의 광고업계 임원 125명을 대상으로 2024년 7월 조사한 것으로, 지난 8월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