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315% 증가 … 尹정부 축소 이후 복원4대 전략 제시 … 지원금 퍼주기로 '부실기업' 살리기
  • ▲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뉴시스
    ▲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뉴시스
    정부가 내년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4배 이상 늘리고, 지속가능성을 중점으로 둔 생태계 회복 전략을 본격 추진한다. 

    취약계층 고용과 사회서비스 제공을 넘어 복합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사회적기업을 다시 세우겠다는 구상이지만, 지원금을 타먹는 통로가 된 '사회적기업'에 대한 예산이 급격히 늘면서 부정적 시각도 적잖다.

    고용노동부는 24일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2026년도 사회적기업 정책 방향'을 생태계 회복과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목표로 재정립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기업은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기업을 뜻한다.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시민단체와 달리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정부는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시장 논리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인구 감소, 환경 위기, 지역 소멸 등에 대안을 제시해 왔다고 강조하지만, 사회적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의존해 자생력을 키우지 못했다는 사실은 과거 여러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강원도에서 식품을 제조하는 A업체는 사회적 취약 계층을 고용해 자립을 돕겠다는 취지로 2015년 설립됐다. A업체는 2018년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아 5년간 인건비를 포함해 약 3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으나, 정부 지원이 종료되자 경영 악화로 곧장 폐업했다.

    이처럼 정부가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 이후 사회적기업의 양적 확대에 치중하면서 정책의 지속가능성에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당시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이 급격히 줄고 민간 지원기관까지 폐지되면서 지역 기반 생태계가 크게 위축됐다. 사회적기업 관련 예산은 2023년 2042억원에서 2024년 830억원, 2025년 284억원으로 급감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이런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을 올해보다 315% 늘린 1180억원으로 확대햇다. 노동부는 가치·협력·혁신·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4대 전략을 제시했지만, 근본적으로 부실한 사회적기업이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방안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사회적기업 지원은 그동안 투명성과 효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원 대상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반복됐고, 지원금 운영과 관련해 부정 수급 사례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 

    일부 기업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 인건비를 충당하다가 지원 종료 후 곧바로 폐업하는 등 '예산 소진형 기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예산 확대가 오히려 비효율을 키우고 부실 기업만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노동부는 우선 사회적가치 실현 정도를 기준으로 기업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창업 지원을 복원해 유망 사회적기업 발굴에 나서고, 취약계층 인건비 지원을 통해 초기 사회적기업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한다. 

    성장 단계 기업을 대상으로는 판로 플랫폼 활성화와 융자 지원 신설 등도 추진한다. 특히 인건비 등 각종 지원사업에 사회적가치 평가를 연계해 사회적 성과가 높은 기업이 더 많은 지원을 받는 구조로 정책을 개편한다.

    사회연대경제 조직의 사회적 성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해 성과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사업도 2026년부터 시범 도입된다. 또 인증과 사회적가치 평가는 공공이 맡아 공정성을 확보하고, 창업·경영 컨설팅 등 기업 지원 기능은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관이 수행하는 역할 분담 구조를 구축한다.

    장기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제도 기반도 강화한다. 사회적기업 법정단체 설립, 공제기금 도입 등 법·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이달의 사회적기업' 선정 등 홍보·교육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신뢰 회복에도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