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1년째 상승 … 매물은 26% 급감임차인 선택지↓ … 외곽 밀려나거나 고액 월세신규·갱신 '이중가격' … 전세시장 왜곡 심화전문가들 "임대인 세 부담, 결국 전·월세로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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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내 전경. ⓒ뉴데일리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겨냥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임대차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규제 강화로 매물이 잠기고 전셋값이 치솟자 무주택 세입자들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갈 곳 없는 불안에 내몰리고 있다.현재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실거주 의무가 강화되면서 다주택자의 매도·임대 여력이 동시에 위축됐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매물은 급감한 반면 가격은 가파르게 오르며 세입자들의 주거 부담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1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2월 1주 이후 5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자치구별로는 성동구(0.45%)가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노원(0.24%), 서초(0.22%), 성북(0.21%), 동작(0.19%), 용산(0.18%) 등이 뒤를 이었다.전세 물량은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1377건으로 1년 전(2만8804건) 대비 25.8% 급감했다. 강남3구를 제외한 22개 자치구에서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특히 성북구는 1년 새 전세 매물이 1235건에서 138건으로 줄어 감소율 88.9%를 기록했다. 관악구(-72.8%), 동대문구(-69.2%), 광진구(-68.3%), 강동구(-66.4%) 등도 비슷한 흐름이다.전셋값 급등과 물건 품귀가 겹치면서 임차인들은 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와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축소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수요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매매 진입도 한층 어려워졌다.이 때문에 직장·학교 접근성이 떨어지는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고액 월세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갱신청구권을 택하는 세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갱신권 사용 비중은 49.3%로, 1년 전(32.6%)보다 크게 높아졌다. 세입자 10명 중 5명은 신규 계약 대신 '5% 상한'에 기대 재계약을 택한 셈이다.갱신권 확산은 전세시장 내 이중가격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 평균 보증금은 6억3574만원으로, 갱신계약 평균(5억9236만원)보다 4337만원 높았다.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59㎡의 경우 지난달 기존 계약은 6억3000만원에 갱신된 반면 동일 평형 신규 계약은 7억5000만원에 체결돼 1억20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시장에서는 정부가 사실상 '실거주 1주택' 외 주택 보유를 투기 수요로 규정하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또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다주택자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어 주거 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전세 매물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일부 급매물이 나올 수는 있지만, 이후에는 매물 잠김과 거래 절벽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남3구와 한강벨트 지역에선 규제에도 집값이 오른다는 학습 효과가 누적돼 매도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전문가들은 다주택자 규제가 임대차 시장에서는 오히려 조세 전가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다주택자는 전·월세 시장의 핵심 공급자인 만큼 세 부담이 커질수록 임차인 부담으로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임대인의 보유세가 1% 증가할 경우 증가분의 29~30%는 전세보증금으로, 46~47%는 월세 보증금으로 전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요를 대기 수요와 거래 수요로 나눠 흡수해야 하는데 세제 규제가 더해지면 집값 과열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매물 잠김이 심화돼 공급 대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