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 자산가 증여 선호 심화송파 증여 비중 서울 평균 상회…지역별 양극화 뚜렷"급매 대신 증여"… 거래위축 속 시장 신호 왜곡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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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매물이 풀리고 있는 가운데 고가주택 증여는 오히려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앞두고 자산가들의 증여 움직임이 빨라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격을 낮춘 급매 대신 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면서 시장 수급 구조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 증여 등기 신청 건수는 1054건으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증여 등기가 1000건을 넘어선 것은 약 3년 만이다. 직전 달인 11월(717건)과 비교하면 약 47% 증가한 수치다.이러한 흐름은 자산가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송파구의 전체 주택 거래 중 증여 비중은 18.4%로 서울 평균(12.1%)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노원구의 증여 비중은 6.2%에 그쳤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일수록 '헐값 매도'보다 보유 또는 증여를 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실제 매도와 증여 사이에서 고민하던 다주택자들의 선택은 최근 증여 쪽으로 기울고 있다. 서울 내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60대 이모 씨는 최근 서초구 소재 아파트 매도 계획을 철회했다. 이 씨는 "시세보다 2억~3억원 낮춰 급매로 처분하느니 차라리 그 금액을 자녀 증여 취득세로 지원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우량 자산을 가족 내에 보유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봤다"고 말했다.용산구의 전세 낀 주택을 보유한 김모 씨도 최근 매도 대신 '부담부증여'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유예 종료라는 압박 속에서 이모 씨와 동일한 결론을 내린 것이다. 현행법상 부담부증여 시 자녀가 물려받는 보증금(채무) 부분은 부모의 '양도'로 간주되는데, 2026년 5월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이 채무 승계분에 대해서도 최고 82.5%의 중과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세제 혜택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감이 빌라나 소형 아파트 시장을 중심으로 이른바 '보증금 떠넘기기식' 증여 행렬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증여 직행 흐름의 배경에는 오는 5월 종료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자리하고 있다. 세무 업계에 따르면 유예 종료 이후 주택을 매각할 경우 세 부담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다주택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양도차익 규모가 클수록 누진세 구조와 중과세율이 맞물리면서 체감 세부담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증여의 경우 공제 활용, 과세 구간 분산 등 다양한 절세 전략을 적용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매도보다 증여가 세 부담 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세무법인 한 관계자는 "최근의 증여 행렬은 단순한 세금 회피를 넘어 서울 상급지 자산의 장기적인 가치 상승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투영된 결과"라며 "다주택자들이 차기 양도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현재의 증여 취득세 비용을 감수하며 자산의 세대 이전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시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반적으로 매물 증가 정책이나 가격 조정 압력이 작동하면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이 정상적 경로지만 증여 확산은 이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급매를 기다리지만 매도자들은 증여라는 대안을 선택하고 있다"며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가격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매매 거래 감소와 증여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시장 신호 해석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가 주택 시장이 가족 간 내부 거래 중심으로 재편될 경우 정상적인 가격 형성 구조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 제한 효과가 나타나면 무주택 실수요자의 시장 진입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결국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서울 주택 시장에서 매매 위축과 증여 증가라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여 확산은 시장 회복 신호로 보기 어렵다"며 "매물이 거래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될 경우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